김 부의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국가미래연구원에 기고한 ‘정부의 경기판단, 문제 있다’라는 글에 동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경제자문기구로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21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부의장에 임명됐다.
김 교수는 기고에서 “정부가 ‘최근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소비와 서비스업 일부가 개선된 부분을 빼면 생산과 투자·수출이 감소해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0.2포인트 하락해 경기 사이클 4국면을 기준으로 후퇴기의 초입에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2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월별통계를 보면 2·4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를 제외한 부분은 거의 나아진 면이 보이지 않는 만큼 회복 흐름이라는 정부의 경기 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재부는 11일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의 한국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을 뺀 채 공표했다가 다시 추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그린북 첫머리에 최근의 한국 경제 상황을 설명하며 ‘회복 흐름’이라고 썼지만 이번에 이 문구를 넣지 않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린북은 국내외 경기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로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담은 자료로 여겨진다.
김 부의장은 정부가 그린북을 발표한 다 음날에도 페이스북에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떻게 할까”라며 “기재부가 경제 상황을 회복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믿고 싶지만 어쩐지 믿어지지 않는다. 나만 그럴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OECD 선행지수가 40개월 만에 100을 하회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기재부의 그린북이 맞고 OECD가 틀리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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