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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이상 흡연·음주자 연 1회 '이비인후과 내시경' 받으세요

두경부암 위험 수십배나 높아

쉰 목소리 지속땐 정밀검사를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한 중년 여성의 코로 내시경을 넣어 식도·기도로 갈라진 목구멍 부위(후두인두)까지 종양이 있는지 검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흡연·음주를 하는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1년에 한 번 이비인후과에서 간단한 내시경 검진을 받는 게 좋습니다. 금식·관장·수면마취 같은 번거로운 준비과정 없이 1~3분 정도면 코·입안과 기도·식도가 갈리는 목구멍 아랫부분(후두인두)까지 후두암 등 웬만한 종양의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은창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후두암·구강암·인두암 등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완치 가능하고 후두를 다 들어내거나 음성을 잃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며 이비인후과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목소리가 2주 이상 쉬어 있거나 구강·인두 점막에 2주 이상 궤양·통증이 지속되면 종양 때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며 “암이 진행되면 치료도 잘 안되고 재발이 잦다”고 했다.

두경부암은 눈·뇌·귀·식도를 제외한 머리~가슴 윗부분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을 말한다. 국내에서 연간 4,400명 정도 발병하는 비교적 드문 암이다. 하지만 말하거나 숨 쉬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기관, 얼굴 부위에 발생하는 질환의 특성상 암이 발병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수술 등 치료 과정에서 목소리가 바뀌거나 목소리를 아예 잃을 수 있고 음식을 삼키지 못하거나 얼굴 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두경부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구강암, 침샘암, 설암(혀), 인후암(인두암·후두암), 부비동암(코 주변의 빈 공간)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이 중 코·입 뒤쪽에서 식도까지 공기·음식물이 지나는 통로인 인두(성인의 경우 길이 약 12㎝)에 생기는 암은 다시 코인두암·입인두암·후두인두암(하인두암)으로 나뉜다. 성대 뒤쪽의 후두인두는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온 공기와 음식물이 각각 기도·식도로 나뉘어져 내려가는 부위다. 위쪽에는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막아주는 후두덮개가 달려 있다.



두경부암은 대부분 간단한 내시경 검사로 종양이 생겼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방사선 치료 효과도 좋은 편이다. 담배·술을 하는 40~70대 남자에게 주로 발생하며 최근에는 개방적 성생활 등의 영향으로 젊은층의 환자가 늘고 있다. 최 회장은 “흡연인구 감소로 두경부암 중 구강암·후두암 발병률은 감소 추세지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인한 입인두암(편도암 포함)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들만 HPV 예방백신(자궁경부암)을 맞는데 남자들도 성 경험 이전 시기에 HPV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구강성교 등 늘면서 자궁경부암 유발 HPV 감염환자 급증



후두인두암 조기검진 어려워 금연·절주가 최선의 예방법

가장 흔한 두경부암은 목소리를 내는 성대와 성문(성대 사이의 좁은 틈)에 발생하는 후두암이다. 주로 중등도 이상의 흡연·음주자에게 발생한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발암물질이나 오염된 공기 등이 점막을 자극해 생긴다. 흡연자의 발병 위험은 비흡연자의 15배나 된다. 쉰 목소리가 가장 중요한 증상이며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호흡 곤란, 천명(쌕쌕거림), 삼킴 곤란이 나타난다. 증상이 뚜렷하고 조기검진이 가능해 1기에 발견하면 95% 이상이 완치(5년 무병 생존) 가능하다. 후두암은 최근 흡연율 감소 추세에 따라 구강암과 함께 환자가 줄고 있다. 우홍균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후두암은 목소리를 살리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많이 한다”며 “방사선 치료로 85~90%, 재발 시 수술이 가능하므로 둘을 합하면 90~95%까지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편도암을 포함해 목젖 뒤쪽에 생기는 입인두암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성관계가 복잡하거나 구강성교 등으로 입속 점막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에 감염돼 발생하는 환자의 비중이 50%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행히 입인두암은 후두암과 마찬가지로 내시경 검사로 쉽게 발병 여부를 알 수 있고 방사선 치료 효과도 좋다. 우홍균 교수는 “입인두암은 해부학적 이유로 수술하기가 어려워 방사선 치료를 많이 한다”며 “전체적으로 85%, 1기 암인 경우 90~95%의 5년 생존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후두인두암(하인두암)은 조기검진이 어렵고 악성도가 높으며 주변에 혈관·후두 등 중요 구조물로 빨리 침투한다. 환자의 80% 이상이 주변 임파선으로 전이된 뒤 진단돼 예후가 불량하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하고 술을 절제하는 것. 과도한 담배·술은 구강암·인두암 발병 위험을 20~30배까지 높이는 반면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후두암·구강암 등 두경부암 발병률이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구강의 위생관리를 장기간 소홀히 하면 치주질환은 물론 염증이 상피세포의 변성을 초래해 구강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양치질·가글을 꼼꼼히 하고 틀니 사용자는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치아·잇몸에 맞게 조정하는 게 좋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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