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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살려줬더니 "월급 더 달라"…도 넘은 노조

■ 한국GM

비정규직 노조 사장실 점거

8,000억 통상임금 소송준비

■ 대우조선해양

13조 공적자금 투입으로 회생

"기본급 4% 인상" 파업 저울질

■ 현대차

영업익 급락·인건비 한계인데

"순이익 30% 성과급 달라" 요구

혈세로 살려놓은 회사의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거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후안무치 (厚顔無恥)의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다.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으로 귀족노조로 통하는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익 급감과 미국 관세폭탄 우려 등에도 아랑곳없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파업을 채비 중이다. 노동계에 친화적인 문재인 정부에서 최대한 이익을 챙기려는 노조의 이기주의가 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한국GM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명령을 지키지 않은 회사 측에 대화를 요구하며 9일 오전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오전7시30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공장에 있는 카허 카젬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나섰다. 비정규직지회는 고용부가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774명을 직접고용하라는 명령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GM은 “이들은 협력업체의 정규직 직원들”이라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고용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경영난을 겪다 올해 5월 미국GM과 산업은행이 7조7,000억원을 투입해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지회의 사장실 점거는 한국GM의 경영정상화가 본인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GM 정규직 노조도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과 관련해 약 8,000억원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여러 건 진행하고 있다. 패소 때는 한국GM의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살려놓았더니 아예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5년 4조2,000억원을 지원받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대출과 출자전환, 채무상환 유예 등을 통해 약 6조7,000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대우조선을 지원하느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자본확충에 들어간 돈을 포함하면 공적자금이 13조원 넘게 들어갔다. 대우조선은 지난해도 현금이 모자라 공적자금 7,000억원을 써서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노조는 올해 기본급 4%와 복지기금을 늘려달라며 파업을 저울질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채권단을 압박하기 위해 상경투쟁도 벌일 예정이다.



영업이익률이 급락하고 있는 현대차도 노조가 7년 연속 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심화로 10%대인 영업이익률이 올해 3%대로 추락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6년 기준 15% 수준으로 도요타(7.8%)의 두 배에 달한다. 여기에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 폭탄을 안기면 사실상 미국 수출이 끊길 처지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5.3%를 올리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막가파식 요구를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사회적 책무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노조도 기업 생산의 한 축인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기에 여념 없다”며 “죽음 직전에 세금으로 살려줬는데도 돈을 더 달라는 노조를 보고 어느 회사가 채용을 늘리겠느냐”고 힐난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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