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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금요일=쓰레기 데이?' 짜증나는 뉴스 쏟아내는 정부





다나 : 쓰레기 버리는 날이 뭐죠?

조쉬 : 금요일, 비중 작은 뉴스들을 금요일에 무더기로 기자들에게 주는 거지

다나 : 왜요?

조쉬 : 기자는 지면을 채워야 하니까

다나 : 그런데 왜 금요일에 주죠?

조쉬 : 토요일에는 신문을 안 읽으니까

권부의 핵심 백악관의 속살을 그린 유명 미드 ‘웨스트윙’(West Wing) 시즌1 에피소드 13의 한 장면이다. 금요일만 되면 정부가 치워버리고 싶은 하찮은 뉴스나 국민들이 관심 갖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들을 대거 쏟아낸다는 불편한 진실을 주인공의 대사를 빌려 비꼬는 장면이다. 이 에피소드의 제목은 ‘쓰레기 버리는 날’(Take out the Trash Day)이다.



지난 8월 17일 금요일은 문재인 정부가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었다. 국민연금 개편안 발표, 대입 개편안 발표, 진에어 면허 유지 발표 등 하나같이 역대급 뉴스들이 터져나왔다. 모두 정부가 발표 날짜를 정한 것들이다. 같은 날 발표된 사상 최악의 ‘7월 고용동향’은 예외다. 고용동향 같은 통계는 미리 발표 날짜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국민들로부터 ‘욕’먹기 십상인 연금 개편안이나 ‘맹탕’이라며 손가락질 받을 게 뻔한 대입 개편안, ‘원칙 없는 봐주기’라는 비난을 받을 진에어 면허 유지를 금요일에 한꺼번에 쏟아낸 것은 의도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금요일인 지난 17일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종부세 개편안’ 발표다. 정부는 지난달 6일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는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했는데, 이날이 공교롭게도 금요일이다.

비록 금요일은 아니지만 발표 시점이 미묘한 정책도 있다. 목요일인 지난 16일 청와대와 국세청이 발표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조사 면제 방안이다. 이 정책을 발표할 당시 세간에서는 “다음날인 17일 발표하는 7월 고용동향이 최악인 모양”이라는 수근거림이 흘러나왔고, 아니나 다를까 7월 고용동향은 일자리 증가가 5,000명에 그친 ‘재난’ 수준이었다.

국민을 불편하게 할 뉴스를 뉴스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금요일에 쏟아내는 것은 역대 정권이 자수 써 먹는 수법이다. 한 네티즌은 이런 관전평을 내놨다. “뉴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에 나쁜 뉴스를 내보냄으로써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최대한 적게 끌어내리려는 배려에는 감사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과거 정부와는 조금 다를 줄 알았는데 실망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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