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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책임경영' 강화...미래사업·계열사 투자 밑그림 짠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승진

6명 부회장과 선 그으며 2인자로 우뚝...그룹사업 '진두지휘'

신흥시장 판매확대·신기술 개발 가속...지배구조 개편도 급류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 수석 부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총괄 수석 부회장 승진을 두고 재계에서는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룹 내 6명의 부회장과 선을 그으며 공식적으로 그룹 내 2인자의 직책을 신설한 만큼 현대차(005380)그룹의 경영 전반에 정 수석 부회장의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응도 정 수석 부회장이 책임지고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현대차그룹은 ‘3세 경영승계’라는 분석에 손사래를 치며 여전히 정 수석 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정 수석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을 총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이 입사 20년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평가다. 그룹을 총괄하는 만큼 계열사의 투자와 전략도 정 수석부회장이 조율하게 된다. 그룹 주요 임원의 인사권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 수석 부회장이 경영총괄로 나서며 그룹 기획조정실에 힘이 더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개의 실로 나눠진 현대차그룹 기조실은 그룹 중장기 전력과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간 중복 투자 방지 등의 조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의 권한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조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말 대규모 인사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재계는 오랫동안 정 회장의 곁에서 일했던 고위 경영진 일부가 움직일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정 수석 부회장을 보좌하고 미래 현대차의 전략을 세우기 위한 젊은 임원진들이 등용될 것으로 관측은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윤여철·양웅철·권문식·김용환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있다. 그룹 내 사장급 임원은 그룹 총괄부문과 계열사 대표 등을 포함하면 20여 명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사업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안에서는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 수석 부회장이 쇄신을 통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되나. 정 수석 부회장이 승진한 이날도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 브랜드 책임자인 코넬리아 슈나이더를 고객경험본부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도 곧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앞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밝혔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주주들의 반발에 한발 물러선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가 달린 대규모 투자 결정은 최고 의사결정자를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숱한 고민 끝에 나온다”며 “지배구조 이슈에 발목이 잡힌 상태로는 정상적인 경영이 쉽지 않다”고 봤다. 재계가 정 수석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울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4개사의 등기이사 지위를 유지했지만 현대차 경영에만 주로 관여해왔다. 이번 인사로 정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전략을 세우고 계열사 간 투자를 조율하는 업무까지 총괄하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 완성차 뿐만 아니라 부품·철강 등 사업 분야에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시야를 그룹 전체로 넓혀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는 특히 시급한 과제다. 정 수석 부회장은 부회장 시절 주도적으로 도입한 권역별 자율경영을 강화해 위기를 헤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서도 한 걸음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차 스스로 “4차 산업혁명과 모빌리티(이동성)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조응해 그룹 차원의 민첩하고 효율적인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판단도 인사의 배경”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위기감이 그룹 전반에 흐르고 있다. 실제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를 위해 도요타와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엔비디아와, BMW 등이 인텔과 제휴에 나섰지만 현대·기아차는 아직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한발 먼저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추격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 부회장은 앞서 스마트모빌리티 시대 구현을 위해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 등 현대차의 3대 전략 방향성을 제시하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실제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포함해 터키와 인도를 거의 매달 오가며 시장 상황을 현지 업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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