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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 커지는 P2P 부실…입법 뒷짐진 국회

<사각지대 내몰린 P2P 투자자>

연체율 급증에 사기 피해 느는데

P2P 법제화는 수년째 공회전만

누적대출 2.5조…투자자 불안 커





개인간(P2P)금융 업계 3위인 루프펀딩 대표가 사기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P2P 업체를 관리·감독할 입법 논의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에 계류 중인 P2P 관련 법안만 4개에 달하지만 해당 상임위에서는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지난 8월 말 기준 누적대출액은 2조4,952억원으로 전월 대비 7% 성장했다. 전년 동기(1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나 몸집이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을 봐도 9,452억원으로 전월(9,049억원) 대비 약 450억원 늘었고 전년 동기(6,504억원)와 비교하면 3,000억원 정도 급증했다. 올 상반기부터 대형 P2P 업체인 루프펀딩과 8퍼센트·렌딧·팝펀딩 등이 협회를 탈퇴해 공시에서 제외됐지만 대출잔액과 누적대출액이 동시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P2P 업체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고수익 기대감을 갖고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P2P 투자자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는 전무하다. P2P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지만 P2P를 규정할 법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실제 일부 부동산 투자전문 P2P 업체들의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투자자 보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8월 연체율은 4.87%로 전월(4.38%) 대비 0.49%포인트 늘었다. 업계 3위를 기록하던 루프펀딩의 연체율이 16.14%로 급증한 6월 회원사 평균 연체율은 4.84%였는데, 두 달 만에 당시 연체율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수십억원 대출잔액을 가진 중형 P2P 업체 가운데 연체율이 20%를 넘는 곳도 생겨나고 있어 투자자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회에 신규 업체들이 많아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만기상환 상품이 대부분인데 향후 연체율은 이에 따라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3위인 루프펀딩의 민모 대표는 원리금 상환 연체에 몰리자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쓰는 등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루프펀딩 대출잔액은 8월6일 기준 932억원으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위험은 커지고 있다.

P2P 업계는 정부와 국회에 P2P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지만 국회는 귀를 막고 있는 수준이다. 국회에 현재 계류된 P2P 관련 법안은 4개나 되지만 담당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한 번도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법안은 P2P 시장을 금융시장으로 인정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직접 관리·감독을 하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또 P2P 업체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고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등과 같은 휘발성이 큰 법안이 더 주목받으면서 국회도 P2P 대신 암호화폐 법제화에 우선 나서면서 계속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매년 급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커지는 P2P 투자자들을 위해서도 입법 논의가 시급하지만 국회 차원의 고민이 없다 보니 핀테크의 모범이었다가 서자가 된 느낌”이라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토로했다. P2P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핵심 기조인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P2P 금융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일부 P2P 업체의 일탈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조속한 법제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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