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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금융일반
TV홈쇼핑, 모바일로 새 전성기 맞을까?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홈쇼핑 업계는 매우 침체된 분위기였다. 매년 이어지고 있는 TV 시청자 수 감소와 내수 침체, 유통 컨버전스 시대 도래에 따른 경쟁 격화, 게다가 송출수수료 인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악화일로를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비결은 모바일 커머스 부문에서 나타난 고성장이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소비자가 GS샵 모바일앱을 사용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GS홈쇼핑




“내년쯤 되면 규모가 큰 TV홈쇼핑 업체들은 웬만하면 모바일 취급고 1조 원을 다 넘어설 듯싶습니다. 홈쇼핑 업종 전체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업체들은 주가 리레이팅(Re-Rating·표현 그대로는 재평가를 의미하지만, 주식시장에선 ‘미래가치가 더 높이 평가돼 주가 수준이 한 단계 레벨 업 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이 가능할 듯싶어요.”

TV홈쇼핑 업계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여의도 증권가에 특정 TV홈쇼핑 업체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목표주가 상향 사례는 있었어도 다수 업체를 대상으로 한 리레이팅급 조정은 없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TV홈쇼핑 업계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TV 시청자 수 감소, 내수 침체, 이종 유통업체 간 경쟁 격화 등으로 TV홈쇼핑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있었다. 게다가 올해는 송출수수료 인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TV홈쇼핑 업계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 업계를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이 긍정적으로 반전된 건 의외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변곡점 된 2014년

홈쇼핑 업계의 분위기는 크게 2014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95년 첫 방송 전파를 탄 이후 취급고 경신을 연례행사처럼 해왔던 홈쇼핑 업계는 2014년 TV 채널 취급고가 사상 최초로 역신장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TV 채널 역신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홈쇼핑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하나는 ‘가장 주력이자 본업인 사업이 성장을 멈췄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TV 시청자 수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점에서 보면 TV홈쇼핑은 한계가 명확한 사업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던 홈쇼핑 업계도 그저 손 놓고 가만있지만은 않았다. 고성장 시대도 언젠가는 막을 내릴 것이라는 사실이 자명했고, 그 시작이 TV 시청자 수 감소부터일 것이란 생각도 이전부터 해왔던 터였다.

홈쇼핑 업계는 미래에 일어날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2010년대 초부터 대응에 나섰다. 홈쇼핑 업계의 대응은 세 가지 측면에서 진행됐다. 해외시장 개척과 상품 소싱 능력 강화, 모바일 커머스 도입 등이었다.

이 같이 선제적인 노력 덕분에 홈쇼핑 업계는 2014년 TV 채널 취급고가 역신장했을 때에도 연착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최근까지 계속됐다. 벌써 10년이 다 돼 가는 해외시장 개척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고, 상품 소싱 능력 강화도 홈쇼핑 업계 내 경쟁력 강화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근원적 위기를 타개할 출구로는 인식되지 못했다. 모바일 커머스는 이종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낮은 수익성이 문제가 돼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컸다.

◆ 분위기 반전의 계기

하지만 최근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2015년까지 제로 마진에 가까운 출혈경쟁을 하던 모바일 커머스 사업이었지만, 2016년부터 수익성 문제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관계자는 말한다. “2016년부터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프로모션 경쟁력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대규모로 투자받은 돈을 다 태우고 나니까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예전과 같은 엄청난 할인 프로모션 진행을 하지 못한 거죠. 그 결과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과 비등한 할인 경쟁을 벌여야 했던 홈쇼핑 업체들의 숨통이 틔인 겁니다. 홈쇼핑 업체들이야 TV 채널이라는 캐시카우가 있고, 또 TV 채널을 바탕으로 한 소싱 파워도 있으니까 같은 돈을 쓴다면 아무래도 유리한 측면이 있죠.”

홈쇼핑 업계에선 모바일 관련 투자가 완성단계에 이른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GS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모바일은 초기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드는 사업입니다. 기술적인 배경 마련이나 사업부 조직 같은 데에도 비용 지출이 상당하지만, 그것보단 사람들이 앱을 다운로드 받게 하고 사용하게 하는 데, 또 그걸 계속 사용하게 해서 충성고객이 되도록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지금은 앱 다운로드가 3,300만 회에 이르는 등 세팅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러 이 부분 지출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지금은 단골 고객 위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이전보다 비용 대비 효과도 굉장히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홈쇼핑 업계는 최근 모바일 커머스 영업이익률이 TV 채널보단 낮지만 PC 채널보단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모바일 커머스는 2015년까지 1~2%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PC 채널과 함께 대표적인 저마진 사업으로 꼽혔다. 각 업체가 현재 모바일 커머스 사업 부문의 구체적인 영업이익률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전체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과거보다 좋아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모바일 취급고가 2015년부터 1조 원대를 돌파한 GS홈쇼핑의 전체 영업이익률을 보면, 2015년 9.41%에서 2016년 11.51%로, 2017년에는 13.00%로 지속 상승했다. TV 채널과 PC 채널 등의 영업이익률이 거의 고정돼 있음을 고려하면 모바일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탁월하게 진행됐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 고객, 모바일로 이동하다

수익성 우려가 줄어들면서 모바일 커머스 취급고도 급격히 상승했다. TV홈쇼핑 업계 1, 2위인 GS홈쇼핑과 CJ ENM은 2015년부터 모바일 취급고가 매년 1,000억 원 이상씩 급증했다. TV 채널이 하향세인데 반해 모바일 채널은 상승세를 타다 보니 TV·모바일 간 취급고 비중 격차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급기야 올해 2분기에는 GS홈쇼핑의 모바일 취급고(5,037억 원)가 TV 취급고(4,548억 원)를 역전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홍석우 CJ ENM 커뮤니케이션2팀 부장은 말한다. “TV를 보고 모바일로 주문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문을 하면 모바일 쪽으로 취급고가 잡히거든요. 호객은 TV가 했는데 취급고는 모바일이 올리는 거죠. 물론 TV와 상관없이 그냥 모바일 앱을 보다가 쇼핑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미디어 이용 환경의 변화가 TV홈쇼핑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덧붙인다. “TV홈쇼핑을 보고 물건을 구매할 때, 기존의 방법대로 콜센터로 전화를 해서 사는 것과 모바일 앱을 통해 사는 것을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더 빠르고 쉽습니다. 콜센터로 전화를 하면 대기하는 시간도 있고, 또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게다가 모바일에는 TV홈쇼핑에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있어요. 저희 모바일 앱에 올라와 있는 상품만 400만~500만 개에 달합니다. 상품 수로만 보면 TV홈쇼핑 상품은 모바일 상품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죠.”

◆ 모바일 오픈마켓으로 진화?

TV홈쇼핑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취급고에서 모바일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객들이 모바일로 이동하다 보니, 자연스레 홈쇼핑 업계도 이런 소비 환경 변화에 적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공통된 인식에도 전체 취급고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TV홈쇼핑 업체별로 현격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홈앤쇼핑(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모바일 비중이 82%를 넘어선 반면, CJ ENM은 28%에 불과했다. 올해 2분기 모바일 커머스 취급고가 TV 취급고를 역전한 GS홈쇼핑의 모바일 비중은 45%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관계자는 말한다. “‘중소기업 제품 판로확대’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홈앤쇼핑은 별도로 생각해야 합니다. 수익성에 대한 접근이 다른 업체들과 다르거든요. 홈앤쇼핑은 최근에도 프로모션 비용을 엄청나게 태우고 있습니다. ‘텐텐 이벤트’라고 하는 홈앤쇼핑 모바일 프로모션만 봐도 정말 굉장하죠. 홈앤쇼핑 모바일 앱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면 자동으로 10% 할인과 10% 비용 적립 혜택을 받습니다. 게다가 매달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릴레이팡팡이라고 해서 3% 적립금을 더 받고요. 타 업체들을 압도하는 프로모션 덕분에 2015년 5월부터 ‘모바일 앱 자사 순 이용자 수 순위’에서 홈쇼핑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데, 역시 예상대로 수익성은 안 좋습니다. 하지만 설립 목적에 충실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할 수도 없죠.”

홈앤쇼핑은 지난해 2조 1,500억 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65억 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3조 6,696억 원 취급고를 기록한 GS홈쇼핑이 1,413억 원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취급고 차이는 1.7배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3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말한다. “홈쇼핑 업체 간 모바일 비중 차이를 통해 업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비용을 쓴 만큼 모바일 취급고와 비중이 커지지만,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업체마다 판단이 다른 거죠. 모바일 커머스가 과거보다 수익성이 개선된 건 맞지만, 그렇다고 TV 채널에 비할 바는 못되거든요. 모바일로 이동하는 추세야 피할 수 없으니 따라가겠지만, 적정 수익성은 지키면서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픈마켓으로 변한 것처럼, TV홈쇼핑 업체들도 종국엔 모바일 오픈마켓식으로 점점 변해갈 것 같습니다.”

<박스기사>

◇ 해외시장 개척엔 부정적 시각 많아

TV홈쇼핑 업체들이 활발히 해외시장을 개척 중이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해외 유통업체가 타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까르푸 등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들어왔지만 모두 고배를 마시고 철수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홈쇼핑 업계마다 특성이 있긴 하지만, 현지 업체한테 방송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전수 되는 대로 시장에서 밀려날 확률이 높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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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김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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