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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듬처럼 떨어지는 '건선' 각질 "생물학제제야 도와줘"

팔꿈치·두피·손발톱 등 온몸 침투

20대 전후에 생겨 10~20년 고통

염증물질 차단하는 생물학제제

5~6개월 치료로 70~90% 사라져

효과 좋지만 1,000만원 비용 부담

특례 대상자엔 건보서 90% 지원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은 피부가 건조해져 피부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다. 보일러·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가려운 피부는 더욱 건조하고 민감해져 손이 가게 마련이다. 머리 피부에 건선이 있다면 무채색 옷 위로 각질이 비듬처럼 떨어져 마음까지 더욱 움츠러든다.

◇건선, 20대 전후에 발생해 10~20년간 지속

건선은 피부에 울긋불긋한 피부 발진이 생기면서 그 위에 은백색 비늘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피부 면역세포(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해 각질 세포를 자극하고 과다증식시켜 염증을 일으키는 게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유전적 요인을 갖고 있다가 환경이 악화되면 발생한다. 팔꿈치·무릎·정강이·엉덩이·머리 피부 등에 잘 생긴다. 방치하면 온몸으로 번져나가며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갈라짐으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절염 등 전신에 걸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건조한 날씨와 스트레스·음주·흡연·비만·감염은 건선의 악화요인이다.

건선은 20대 전후에 처음 발생해 호전·악화를 반복하며 10~20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인원 약 16만8,700명 중 59%가 남성이고 남녀 모두 20~60대가 82%를 차지한다. 대한건선학회는 진료를 받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아 실제 환자(유병자)는 인구의 0.5~1%인 25만~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무좀·습진·피부건조증 등과 구분이 치료 첫걸음

건선은 무좀·습진·피부건조증 등과 증상이 비슷해 자의적으로 판단하면 증상만 악화하고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7~40%에서 과도한 염증 반응으로 ‘건선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손·발가락에 통증·부종이 나타나는데 손발톱이 변형된 경우 발생 위험이 3배가량 높아진다. 건선이 심할수록 심혈관 질환이나 비만·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치료 과정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도 문제다.

건선과 피부건조증·습진은 피부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피부건조증은 발진 증상 없이 피부가 전체적으로 푸석푸석하게 마른 상태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다. 반면 건선은 붉고 두꺼운 각질이 발생한다. 피부건조증 환자는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이지만 건선 환자는 10명 중 7명가량이 면역 활성도가 높고 과로·스트레스가 많은 20~50대다. 습진은 피부 각질이 건선보다 얇고 진물이 동반될 수 있다. 습진의 일종인 지루성 피부염이 두피에 발생하면 두피 건선과 마찬가지로 각질이 비듬처럼 떨어지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



손·발바닥이나 손발톱에 건선이 발생하면 피부각질과 물집이 잡히고 손발톱이 움푹 파이거나 미세한 구멍이 생기기도 한다. 무좀과 증상이 비슷해 무좀약부터 바르거나 먹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는 게 좋다.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기도 한다.



◇생물학제제 효과 좋지만 산정특례 못 받으면 부담 커

건선은 재발이 잦고 호전·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질환이므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조기에 발견해 연고·먹는 약이나 광선치료법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상당히 완화된다. 최근에는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생물학제제 사용이 늘고 있다. 생물학제제란 인터루킨 등 건선을 유발하는 특정 염증매개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단백질 항체 성분의 약으로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보인다.

최유성 울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홍보이사)는 “각종 생물학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등에 따르면 제품에 따라 1~4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으며 5~6개월가량 치료하면 완치는 어렵지만 10명 중 7~9명은 병변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치료를 중단하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 연간 치료비용이 800만~1,000만원이나 돼 부담이 적지 않다. 다행히 지난해 6월 먹는 약·광선치료가 듣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 본인부담률 10%만 적용하는 산정특례 제도가 시행됐지만 대상자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먹는 약과 광선치료를 각 3개월씩 총 6개월 이상 또는 둘 중 한 가지 치료를 6개월 이상 받고도 체표면적 10%(손바닥 면적의 약 10배) 이상, 건선중증도(PASI) 10점 이상으로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약물·광선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다.

송해준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장)은 “지난해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받은 건선 환자가 1,500~2,000명으로 대만의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병원에서 지급청구한 건강보험 급여비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거부되면 환자와 병원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의사의 재량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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