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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때문에...中企 83% "연내 채용 못해"

<중기중앙회 일자리 실태조사>

중기 36% "주52시간 근무로 소득 줄자 취업 기피"





경기도 화성의 기계부품 제조업체인 A사는 올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신규 채용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김대원(가명) 대표는 “인당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인원을 늘려 조업시간을 맞추려 했지만 사람을 뽑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다”면서 “요즘 공장 일을 기피하는 추세인데다 잔업과 특근까지 줄어들면서 실소득이 감소하자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구인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기중앙회가 전국 2,0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일자리 실태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82.9%는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었고 17.1%의 기업만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불확실성(32.3%, 이하 복수응답)과 인건비 부담(31.9%)이 꼽혔다. 경기악화로 경영이 어려워졌고 경기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보면서 고정비로 작용할 인건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건축용 배관자재를 만드는 B사 역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하반기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도 반 토막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송영표(가명) 대표는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지급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 자체는 적지만 경기가 워낙 급속하게 가라앉고 있어 사람을 뽑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건설 분야의 중소기업 대표 대부분이 있는 직원마저 가능하면 나갔으면 하는 마음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종별로 보면 식품(48.8%), 염색·섬유(40.3%), 인쇄·광고물제조(33.8%) 등 전통 제조 분야에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반면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경기전망이 좋지 않아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48.0%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인건비가, IT 등 신기술 업종은 불투명한 미래 전망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주52시간근무제가 시행된 후 추가적인 인건비를 부담하거나 구인에 실패해 조업을 줄이는 상황에 놓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고용인력 증가로 인건비 부담 가중(47.8%)’ ‘구인난에 따른 생산차질(19.4%)’ 순으로 답했다.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에 따라 기업 경영환경이 어떻게 변했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중소기업 기피현상 심화로 구인난 가중’이라는 응답이 36.3%로 가장 많았다. 근무여건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주52시간근무제를 도입했지만 역설적으로 근로자의 실소득이 줄고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더욱 커진 것이다. 최희주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부 소속 공인노무사는 “근로시간 감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고 구인난이 심해졌다”면서 “기업마다 대체인력이 부족해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등 일자리의 질도 악화됐다”고 말했다.
/맹준호·심우일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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