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기술 유출 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공식 논평은 자제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문제가 된 업체는 아직 삼성과 거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으로서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 측은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검찰 수사결과가 사실이라면 유감스럽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중국에 유출된 기술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휘어진 양 끝 곡면 부분의 패널과 유리를 초밀착시켜 접합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6년간 엔지니어 38명이 달라붙었고 연구비도 1,5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베젤을 없애고 스크린을 시원하게 넓히는 추세라 삼성은 해당 기술을 이용해 디자인 전략을 차별화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이 기술이 공정에 적용됐지만 착오 없이 제품에 반영되도록 안정화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며 “이렇게 힘들게 완성한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갔으니 중국의 추격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기술 유출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퇴직 후 2년간 경쟁사나 그 협력사에 취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피해 위장계열사를 만드는 데까지 왔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등을 얻기 위해 청두중광전과기유한공사라는 계열사를 만들어 엔지니어를 빼내려다 들통이 나기도 했다. 재계의 한 임원은 “반도체 기술을 획득할 목적의 중국계 사모펀드까지 등장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며 “예전에는 기술인력만 빼갔다면 요즘은 사모펀드를 통한 기술탈취, 반도체 장비·소재업체 인수를 통한 생산·제조 노하우 습득 시도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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