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무역협상에 나서는 미국이 무역장벽 철폐, 환율조작 금지, 만성적자 해소 등을 핵심 카드로 내밀었다.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포괄적 협정을 염두에 두고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이어서 일본의 반발이 예상된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르면 내년 1월20일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개시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우선 USTR은 미국산 상품의 무관세 일본 시장 진입 목표를 관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완전히 없애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동차는 일본 자동차에 유리한 각종 규제 같은 비관세장벽을 철폐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보고서는 “자동차·농업·서비스 등 미국의 핵심 수출 부문이 지난 수십년간 (일본 시장의) 고관세와 비관세장벽에 노출됐으며 이는 일본과의 만성적 무역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과의 상품무역에서 690억달러(약 7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의 적자가 전체의 75%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 무역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지적하며 그간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해왔다. USTR은 환율조작 방지를 확약받기 위한 협상 목표도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통상협상 대상에 상품·서비스·투자·노동·환경·지식재산권 등 22개 항목을 대거 포함했다.
미국은 사실상 FTA에 해당하는 포괄적 협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일본은 상품 분야에 국한된 양자 무역협정을 희망하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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