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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쇼크 오나] 반도체 부문서만 영업익 3조 이상 급감…"1분기가 더 안 좋다"

메모리 공급 과다…가격 하락 지속

기업들 서버 투자도 줄줄이 연기

中시장 스마트폰 점유율도 감소세

비수기인데 마땅한 반전카드 없어





청와대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의 6번 테이블에서 만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4대 그룹 총수. 이들이 신년 덕담 후 나눈 첫 대화는 반도체 가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삼성전자의 실적뿐 아니라 우리 수출까지도 충격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 인사를 겸해 기흥 사업장을 찾았다. 간담회도 가졌다. 김기남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 반도체 시장을 만들자”고 독려했다는 전언이다. 재계의 한 임원은 “이 부회장도 반도체 대응 방안이 고민될 것”이라며 “각 분야 수장들과 업황, 후발주자 견제 속 초격차 유지 방안, 무역분쟁으로 인한 여파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봤다.

증권사들은 삼성의 4·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는 33%(도이치증권), 작게는 25%(미래에셋)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액으로 치면 4조~6조원에 육박한다. 최악의 경우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대로면 2017년 4·4분기(10조9,000억원)부터 이어졌던 두자릿수 영업이익 행진은 5분기 만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된다. 중국 시장에서 0.7%(지난해 3·4분기 기준) 점유율로 존재감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스마트폰,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해도 영업이익이 채 1조원도 안 되는 소비자가전으로는 반도체 충격을 막기 역부족이다. 올해 실적이 더 안 좋을 수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1·4분기가 반도체 비수기인데다 통상분쟁에 따른 부작용도 올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4·4분기 영업이익 30% 내외 감소”…올해는 더 잿빛=반도체는 2016년 1·4분기(2조6,300억원) 이후 지난해 3·4분기(13조6,500억원)까지 11분기 연속 실적을 경신해왔다. 기간으로 치면 2년9개월이다. 한마디로 파죽지세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배나 늘었다.



그런데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다. 증권사 예측이 맞게 되면 딱 그 짝이 된다. 증권사들은 4·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으로 8조~9조원 중후반 정도를 예상한다. 반도체가 영업이익의 77.68%(지난해 3·4분기)나 되는 만큼 전체 영업이익으로는 11조 7,500억~13조 7,19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30%내외(3조~4조원)가 빠진다는 얘기다.

답답한 것은 올해 실적이 더 불안하다는 점이다. 반도체만 해도 메모리 공급 과다, 경기침체로 서버 투자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기에 스마트폰 소비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상반기는 성탄절 등 선물 시즌이 몰린 하반기보다 비수기다. 스마트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는 물론 올해도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형 폰 판매가 죽을 쑤다 보니 역설적으로 판촉비는 더 들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올해 말쯤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격차가 2.9%포인트까지 좁혀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격차가 6.5%포인트임을 감안하면 삼성폰의 위상이 급격히 쪼그라드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호황을 받쳐왔던 데이터센터(서버) 투자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데다 스마트폰 시장도 기대하기 어려워 실적 저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며 “올 1·4분기 실적은 지난해 4·4분기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전 카드가 안 보인다”우려 증폭=메모리 가격도 하락세가 확연하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최근 6개월 사이 1개당 1달러(128Gb MLC) 가까이 빠졌다. D램도 최근 두 달 새 13%(DDR4 8Gb) 하락했다. 호황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빠지면 수요가 붙어 시장이 더 커졌지만 지금은 가격이 추가로 내릴 것으로 보고 구매를 미루고 있다. 매크로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점은 최대 악재다. 당장 오는 3월이면 90일간의 미중 간 관세 부과 휴전이 끝난다.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25%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 수출절벽→중국 제조업 타격→중국 경제 경착륙→국내 기업 수출 타격’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폴더블폰도 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 경기침체기에 고가의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 미지수인 탓이다. 이래저래 시장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는 거 같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상훈·박효정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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