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이 마약 밀수 혐의를 받은 캐나다인에게 사형을 선고해 파장이 일고 있다. 애초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 법원이 첫 판결을 뒤집고 피고인에게 최고형을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자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괘씸죄’를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롄 중급법원은 이날 인터넷을 통해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슐렌버그에게 사형을 판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슐렌버그는 지난 2014년 마약 227㎏의 밀수와 관련된 혐의로 체포됐다.
다롄 중급법원은 2016년 11월 마약 밀수 혐의를 받고 있는 슐렌버그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5만위안을 선고했다. 검찰은 슐렌버그에 대한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면서 상급법원인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다. 랴오닝성 고급인민법원은 검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해 12월29일 슐렌버그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로 미국과 중국의 ‘90일 무역 휴전 협상’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던 화웨이 사태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지난해 12월1일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 회장의 딸인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중국은 캐나다에 보복성 조치를 취해왔다. 멍 부회장이 체포된 후 중국에서 캐나다인 13명이 구금됐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구금자 중에는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도 포함됐다. 이달 초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된 캐나다 방문단이 중국을 찾아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슐렌버그 변호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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