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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 건설 SOC 20조…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 우려도

건설업계 환영…일감 늘고 중소건설사 회생 등 기대
“예타 면제 요구 빈발·토지 투기 부작용 유의” 지적도

  • 박원희 기자
  • 2019-01-29 17:04:50
  • 정책·세금

예비타당성면제 건설 SOC

[예타 면제] 건설 SOC 20조…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 우려도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23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결정에 건설업계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예타 면제로 추진될 사업들이 건설경기가 침체한 상황을 반전시킬 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예타 면제 대상은 약 24조원 규모의 23개 지역 사업이다. 이 중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 규모만 20조원에 이른다.

대한건설협회 강영길 주택·인프라 국제협력실장은 “4대강 사업 이후 SOC 예산이 꾸준히 감소해왔는데 이번에 예타 면제 대상이 발표되면서 건설·인프라 분야의 사업 투자가 증가하게 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강 실장은 “SOC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온 건설업계의 일감이 늘어나는 동시에 주택사업 말고는 신규 사업이 없어 고사 직전에 있던 지방의 중소 건설사들이 회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예타 조사 기간이 단축돼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한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타 조사 기간은 통상 2∼3년이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던 업계도 이번 정부의 발표를 환영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굉장히 보수적으로 수립하는 와중에 예타 면제 사업이 발표됐다”며 “예타 면제에 따른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조기에 일감을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침체한 건설업계 전반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량이 늘고 발주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건설시장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전문건설업계도 기대에 찬 분위기였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김문중 건설정책실장은 “대규모 공사를 집행하면 원도급은 종합건설업체가 맡겠지만, 시설물 일부나 전문분야의 시공을 맡는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인 건설물량 증가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예타 면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국토 균형 발전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특히 건설 부문과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2014년 기준으로 5.9명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3.1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고용유발계수란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늘어나는 고용을 보여주는 지수를 말한다.

그러나 업계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예타 면제가 대규모 사업의 절차 중 한 단계를 줄여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경우에는 수익성, 사업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고 일각에선 말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상호 원장은 “예타 면제가 수익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어서 재정사업이 아닌 민자로 추진될 경우 수익성이 없으면 민간의 참여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며 “이번 예타 면제 대상이 지역 현안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사업 우선순위를 두고 지속적으로 투자, 관리를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예타 면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예타는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약 141조원의 예산이 절감된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이를 면제했을 경우 발생할 부작용도 신중히 고려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권 교수는 “예타를 면제해 필요한 사업을 빨리 진행하려는 것은 좋지만, 이것이 선례로 남아 곳곳에서 예타를 면제해달라는 요구가 빈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꼭 해야 할 사업 위주로 계획적으로, 연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타를 통과하고도 해당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두고두고 상당한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건설사로서도 사업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득”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의도나 단순히 경기를 띄우려는 목적으로 사업이 즉행적으로 추진되는 것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호 원장은 “지난 정부가 10년 넘게 SOC에 대해서는 완공 위주의 투자만 해오다 보니 제대로 된 신규 사업이 발굴되지 못했고, 체계적인 검토도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SOC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타 면제 지역의 부동산 경기도 눈여겨봐야 한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될 때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려 당장 부동산 시장에 영향은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예타 면제 지역 인근에 다른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정된 경우라면 이번 예타 면제로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것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권 교수는 “개발지역은 부동산, 특히 토지 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당국이 예타 면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땅값이 오를 경우 규제정책을 펼 수 있게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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