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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경기지역 출퇴근자에 파격적 교통편익

GTX 광화문역 신설 - 찬성

손기민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

● 역사·문화·상업의 중심과 서울역·수도권 연결

● 세계 최고의 대중교통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

● 열차속도 저하 작은 비효용 불구 충분한 가치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경기도 동탄~운정)역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광화문광장~서울시청 간 지하공간을 활용해 GTX A역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GTX 광화문역 추가 설치에 대략 1,500억~1,900억원의 추가 공사비용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정부가 사업비의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설계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역 추가 설치 요구는 부적절하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GTX A는 지난해 말 착공됐으며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 개통될 예정이다. 광화문역 추가 설치 찬성 측은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광화문 출퇴근자들에게 파격적인 교통편익을 제공하고 GTX 기능을 더 높이기 위해 광화문역 신설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광화문역 때문에 통행시간이 늘어나 고속급행철도를 저속완행철도로 만들 우려가 있고 보행 중심 광장의 관점에서도 과유불급이라고 반박한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최근 서울시는 현상공모를 통해 현재의 광화문광장을 3.7배 확장하는 재구조화안을 발표했다. 역사 도심에 보행 위주의 시민공간을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서울시도 맥을 같이한다는 면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다만 교통 차원의 면밀한 사전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에 따라 서울시도 교통대응책을 마련했다. 이 대응책을 통해 서울시는 도로선형의 굴절이 불가피한 사직로와 율곡로는 현행 차로(6차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며 세종로에 한해 기존 10차로를 6차로로 축소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도시교통에서 도로교통 용량 축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공공시설인 도로의 용량을 줄이는 것은 시민의 직접적 이동권리를 제한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조차 과거 청계천 공원화 사업과 서울역 고가공원화 사업에서 도시 주간선도로의 용량을 제한했음에도 교통대란이 없었던 것을 경험 삼아 도로 용량 축소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교통시설이지만 특정 지역의 지하철역을 폐쇄한다고 가정해보면 주변 지역민들의 저항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도로교통시설도 지하철역과 같은 교통시설이지만 도로 이용자들이 함께 모이기는 어렵다. 하루 수십만 명이 용량 축소가 예정된 특정도로를 이용하지만 차로 축소 이후 이들이 모여서 저항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어렵다.



도로 용량 축소에 대해 기존 이용자들이 대응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통행시간대 변경, 통행경로 변경, 통행수단 변경, 통행 목적지 변경 등 복합적일 것이다. 정책입안자로서 명심해야 할 사항은 이러한 변경 모두가 자발적 의도는 아니고 어쨌든 개인적 비효용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시민의 행태변화 중 전문가적 입장에서 주시할 사항은 통행수단 변화다. 도로교통의 비효용을 대중교통의 효용으로 상쇄할 수 있다면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도로축소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에 대중교통 개선사업이 수반돼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도시 주간선도로의 용량 축소를 상쇄할 만한 대중교통 개선사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버스노선 조정, 지하철역 접근성 개선 등 국부적이고 일반적인 조치들로는 도로 축소의 막대한 영향에 대응할 수 없다. 파격적인 대중교통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안이 광역급행철도 GTX A노선의 광화문역사 유치와 광화문광장 지하의 복합환승허브 조성계획이다. GTX A노선 유치의 실질적 의미는 여타 지하철 노선의 역사 유치와 사뭇 다르다. 이 노선은 광화문 출퇴근자 중 상당수의 거주지인 경기 서북부 지역을 불과 20분 내에 연결하고 강남에 10분 내로 도달할 수 있게 하며, 경기 남부를 20분 내에 돌파하는 파격적인 교통편익을 발생시킨다. 아직 시민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초특급 대중교통 서비스다. GTX A노선의 광화문 유치와 5호선, 1호선, 2호선 및 신규 계획 중인 신분당선의 연계 환승이 완성되면 광화문광장은 전 세계 최고의 대중교통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현재 GTX A노선 사업은 중앙정부에서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확정된 정부 계획을 서울시가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다. 다만 GTX A노선의 광화문 경유로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을 강조해 중앙정부의 당초 계획 변경과 추가 사업비 조달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서울시청과 주변 지역을 아우르는 광화문역은 역사·문화·업무·상업의 중심인 도심을 강남 및 주변 수도권 지역과 연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전국 각 지역을 연결하는 서울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화문역의 공존은 열차속도 저하 같은 작은 비효용에도 GTX A노선의 기능 강화를 위해 충분한 명분이 있으므로 중앙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따른 세부 교통조치가 필요하다. 사직로·율곡로·세종로 주변 주민과 상주하는 사업자들의 통행권 보장 문제다. 우선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피해를 최소화하는 세부 가로계획 원칙이 필요하다. 통과 교통을 억제하고 지역 주민의 통행에 우선권을 주는 방향으로 세부 가로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서울시가 주변 세부 가로의 상세한 교통처리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상투적인 교통처리 계획의 차원을 탈피해 지역 주민 및 상인들을 위한 미시적 교통처리 계획이 수립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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