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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가는 길] 돼지띠 당신, 미술관 초대권 받고 감성 충전

■전시·문화행사

국립현대미술관 2,000장 제공

현대미술 아버지 뒤샹作 등 전시

수원시립미술관 연휴때 무료개방

국립중앙박물관에선 '대고려'展

예술의전당 거장 20명 작품 선봬

롯데갤러리는 조선민화展 개최

설 연휴는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 만나 정서를 다독이는 시간이거니와 부족했던 문화활동을 통해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설 연휴기간에도 관람객을 맞는다. 신년맞이 전시와 행사부터 겨울방학 기간을 겨냥한 온가족이 함께 챙겨볼 만한 전시까지 다채롭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한창인 ‘치바이스와의 대화’ 전시 전경.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돼지띠는 미술관으로=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기간 중 과천관·서울관·덕수궁관·청주관 무료 관람을 실시하고 기해년 ‘황금돼지’ 해를 기념해 미술관을 방문하는 돼지띠 관람객에게 미술관 초대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2~6일 진행한다. 돼지띠 관람객이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4관 통합 초대권 2매를 받을 수 있다. 각 관별 매일 선착순 100명 한정으로 총 2,000장이 제공된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3일에는 아침 10시 개관시간부터 선착순 20명에게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특별판으로 제작된 달력을 선물하는 ‘얼리버드 이벤트’가 진행된다. 연휴 기간에 서울관을 찾는다면 현대미술의 아버지 뒤샹을 총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마르셀 뒤샹’, 시간 여유를 두고 영상작품을 감상하면 좋을 ‘하룬 파로키’를 놓쳐서는 안된다. 과천관에서는 기획전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와 ‘문명’ 전이 기다리고 있다. 덕수궁관의 ‘대한제국의 미술: 빛의 길을 꿈꾸다’와 청주관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 등은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전시들이다. 연휴 내내 무료 관람이지만 서울관은 5일, 청주관은 4·5일 휴관한다.

◇수원시립미술관도 무료 개방=경기도 수원시 수원화성행궁 옆에 위치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2~6일 휴관없이 개관하며 전시 무료관람을 제공한다. 진행 중인 전시 ‘유라시안 유토피아’는 국내 최초로 카자흐스탄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최대 규모의 기획전이라 수원 시민이 아니어도 멀리서 찾아가 챙겨볼 만하다. 청년작가 김지희·박수환·현지윤의 3인전 ‘안녕하신가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이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실존의 문제를 미술로 풀어낸 자리다. 매일 선착순 10명의 돼지띠 관람객에게는 기념품을 증정하고 돼지띠가 아니어도 관람 후기를 SNS에 업로드 인증한 선착순 50명에게도 선물을 제공한다. 수원 송죽동의 수원미술전시관에서는 전통적 재료에 현대적 감성을 입혀 재기발랄한 팝아트로 재해석한 ‘헬로우, 팝티’ 전시가 열리고 있어 월요일만 제외하고 연휴 내내 무료로 정상 개방한다.

김정희의 ‘불이선란도’는 추사의 난 그림 중에서도 가장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꼽힌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명품 품은 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기획한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을 아직 못 봤다면 이번 설 연휴가 제격이다. 국보와 보물이 각각 19건, 34건일 정도로 각국에서 모은 귀한 고려 유물이 한데 모였기에 향후 백년간 다시 못 볼 전시라는 극찬이 따라다닌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으로 프랑스에 있는 ‘직지심체요절’과 북한 왕건상이 불참한 게 아쉽기는 하나 450여 점 중 소홀히 볼 작품은 단 하나도 없다.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전시도 귀한 것이니 놓치지 말 것.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 서화실의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허련·남계우·장승업 등의 명화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서화실에서는 새해를 맞아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세화(歲畵)도 선보이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설 연휴를 맞아 박물관 앞 열린마당에서 전통 공연과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함께 진행한다.

DDP에서 한창인 ‘키스 해링’의 대규모 회고전 전경. /사진제공=지앤씨미디어




◇전시 종합선물세트, DDP=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가면 전통미술부터 서양 거장, 디자인까지 전시를 골라 감상할 수 있다. 삼일운동 100주년으로 기획된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이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한창이다. 친일파의 아궁이에서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한 겸재 정선의 화첩부터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갈 뻔했던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돈가방을 싸들고 가 되찾았고, 세계적인 골동품상 야마나카 상회에 맞서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사들이고 영국 출신 일본 주재 변호사 존 개스비의 도자기 컬렉션을 확보하는 데 기와집 수십 채 값을 아끼지 않았던 간송 전형필의 전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청자를 비롯한 도자기가 특히 일품인 전시다. 배움터 지하2층 디자인전시장에서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예술”을 표방하며 “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이라고 한 키스 해링의 대규모 전시가 한창이다. 32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별이 된 작가 키스 해링의 다양한 작품 177여점을 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의 포스터 이미지로 사용된 피카소의 작품. /사진제공=피카소와 큐비즘 전시본부


◇골라보는 재미, 예술의전당=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는 전시가 6건이나 열리고 있다. 한가람미술관 1층의 ‘피카소와 큐비즘’전은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 중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한 세잔·브라크·드랭·레제 등 거장 20여명의 유화 90여점을 선보인 자리다. 입체파로도 불리는 큐비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돼 감상과 교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시다. 미술관 3층의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설을 맞아 6일까지 반값 할인을 진행한다.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의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로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200여 점의 사랑스러운 작품들이 따스함으로 추위까지 날려버린다. 미술관 2층의 ‘이매진_존 레논’전은 그림보다 아름다운 존 레논의 삶을 다각도로 보여주며, 한가람디자인미술관의 ‘에르제:땡땡전(展)’은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1907~1983)의 인기 캐릭터 ‘땡땡(Tintin)’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시간이 부족해 꼭 한 전시만 봐야 한다면 서예박물관의 ‘치바이스와 대화’ 전시를 꼽겠다. 중국 근대회화의 거장 치바이스(1864~1957)을 중심으로 중국 문인화 거두인 팔대산인, 오창석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중국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중국미술관 소장품 116점이 하나같이 명품이다. 예술의전당은 이 전시의 교환전시로 올해 중국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다.

19세기 조선 민화 ‘봉황도’ /사진제공=롯데갤러리


◇새해 복 기원하는 민화전=조선 왕실에서는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로 왕이 신하들에게 세화를 하사했다. 복을 부르고 해로운 것을 막는 것이 그 용도였고 이것이 양반층과 민간 계층까지 퍼져 민화(民畵)로 정착했다. 롯데백화점 내 롯데갤러리가 18~20세기 조선 민화 20여점을 엄선한 ‘백수백복(百壽百福)’ 전시를 영등포점과 안양점에서 각각 오는 24일까지 개최한다. 책거리·화조도·서수도·모란도·호작도·운룡도·문자도·십장생도·봉황도 등 다양한 소재를 아우르는 귀한 민화를 볼 수 있다. 민화 속 여러 소재들은 장수와 다산·출세·가정의 화목, 액막음, 부귀영화와 같은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왕실에서 제작한 세화가 신선도, 선녀도 등이 주를 이루며 나라의 평안과 안정을 기원했듯 오래 살고 부귀영화 누리고 싶은 마음은 신분의 귀천을 막론하고 한결같았다. 붉은 해, 흰 달을 배경에 둔 봉황가족의 평화로운 때를 그린 ‘봉황도’,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랑의 가족으로 화폭을 가득 채운 ‘호피도’ 6폭 병풍, 백가지 동물을 쌍으로 그린 ‘백수도’ 10폭 병풍 등은 보기만 해도 복을 받을 듯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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