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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제주 파라다이스도 매각 고려…주총 앞두고 "경영권 지키겠다"

사외이사 1명 늘리고 독립성 높여

당기순익 50% 수준 배당상향 검토

KCGI와 표 대결서 우위 노려





다음달에 예정된 한진칼(180640) 주주총회는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 일가의 운명의 날이다. 한진그룹의 주요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에 이어 국민연금까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KCGI는 소액주주와의 연대를 강화해 표 대결을 벼르고 있다. 코너에 몰린 한진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안과 대대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통해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고 KCGI에 무릎을 꿇었다는 표현은 과하다. 큰 틀에서는 KCGI의 요구를 받아들인 듯 보이지만 세부적인 사업구조 변화 등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KCGI는 지난달 21일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한진’이라는 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의 경영상황을 진단하는 한편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내놓았다. 당시 △KCGI는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기업가치 제고방안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 3가지 큰 틀에서 주주 제안을 했다.

이번에 발표한 한진그룹의 비전에는 큰 틀에서는 KCGI의 제안이 반영됐다. 물론 오너 지배구조를 직접 흔들 수 있는 사안은 거부했다. 일단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의 경우 한진그룹은 KCGI가 요구했던 지배구조위원회나 보상위원회를 직접 설치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외이사를 3인에서 4인으로 늘리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및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내부 회계 관리를 감독 강화한다. 이 밖에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 마련도 밝혔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의 역할 강화 역시 제시해 준법경영 제도 장치 마련에 대해 답했다. KCGI의 요구 사항을 거시적으로만 동의하고 미시적 부분에서는 다른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기업가치 제고방안 역시 5개년 계획 수립이라는 제안은 받아들였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 방안으로 KCGI가 제시했던 유휴부지 즉 송현동 호텔부지를 연내 매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KCGI가 요구했던 대로 부채비율 300% 수준, 이자보상배율 4.0, 신용등급 개선도 더했다.



하지만 KCGI가 요구했던 ‘대한항공(003490)이 항공업 이외 투자를 확대를 지양하는 원칙 마련’이나 ‘항공우주사업부의 상장계획 수립 검토’ ‘외부 기관 자문을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은 빠졌다.

대신 한진그룹은 주주가치 강화 차원에서 2018년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의 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배당 부분은 KCGI가 별도로 요구한 사안에는 없었다. 행동주의 펀드가 배당 등 단기 수익을 노린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3.1% 수준이던 배당성향을 50%까지 파격적으로 높여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잡는 한편 KCGI에도 수익을 나눠 향후 엑시트를 위한 명분도 제시했다. 한진그룹 내 주요 상장사 공동으로 정기적 IR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KCGI의 요구가 간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KCGI가 ㈜한진의 발전 방향을 요구한 것을 간접 반영해 택배 터미널 대형화 및 자동화 설비 투자, 정보기술(IT) 접목 등도 밝혔다.

◇“대주주 경영권은 지키겠다는 의지”=한진그룹의 5개년 발전 계획은 현 대주주 중심의 오너 경영체제는 절대 흔들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KCGI가 가장 첫 번째로 요구한 지배구조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것이 이런 이유다. 특히 한진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송현동 부지매각은 대주주 일가족이 반드시 하겠다고 시장에 밝혔던 내용이다. 이번 한진그룹의 내용이 대주주의 재가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배당 성향을 파격적으로 높여 주주들이 당장 반대하기 힘든 당근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현 경영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CGI가 올해 주총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진짜 승부수는 내년이 될 것”이라며 “한진그룹 역시 올해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했고 대주주의 2선 퇴진 같은 내용은 내년 주총 전에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강도원·김우보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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