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휠라(FILA)가 올해도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략에 적극 나서며 ‘매출 4조원 시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휠라는 온라인 전용 상품 확대를 통해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합리적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4일 휠라코리아에 따르면 휠라 온라인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7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0배에 가까운 폭발적 매출성장을 기록했던 온라인몰은 휠라가 그동안 자사 온라인몰과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 등을 통해 온라인 단독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대리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만큼 모든 스타일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대중화를 꾀해야 한다. 반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고객 비중이 높은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 채널에 비해 파격적이고 트렌디한 제품을 소량으로 빠르게 생산, 출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맞춰 휠라는 최근 봄시즌을 맞아 고유의 헤리티지를 담은 ‘2019 스프링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24종을 선보였다.
휠라의 이 같은 온라인 사업 강화는 유통채널을 보다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존 백화점과 대리점 위주였던 전통적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신발 편집숍·온라인 유통을 강화하며 10~20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휠라는 매년 매출 신기록을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휠라코리아의 매출(잠정실적)은 2조9,615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도 3,573억원을 기록했다.
휠라의 화려한 부활을 이끈 것은 2016년 단행한 브랜드 리뉴얼의 성과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어려운 용단을 내렸다면, 실행은 그의 아들인 윤근창 사장이 도맡았다.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구매부문(Buy side)’과 ‘판매부문(Sell side)’의 이원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먼저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격혁신’을 추구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2009년 5월 중국 진장 지역에 샘플공장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소싱센터를 건립하고 신발 샘플을 100% 자체 개발했다. 당시 휠라 USA에서 근무하던 윤 사장은 진장 소싱 센터로 3년 여간 파견돼 생산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직접 챙겼다. 여기에 매년 시스템 및 연구개발에 대한 대대적 투자도 병행하며 지금의 생산·개발능력을 갖추게 됐다. 덕분에 휠라 제품의 가격대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대비 약 70% 내외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최근에는 글로벌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들도 휠라의 영향을 받아 점차 가격대를 낮추는 추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레트로 효과’일 뿐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쟁사들이 폄훼했던 휠라의 제품들은 이미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2016년 9월 출시된 ‘코트디럭스’가 2017년 말 100만 켤레 판매를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어글리 슈즈 트렌드를 선도 중인 ‘디스럽터2’는 2017년 6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만 약 180만 켤레 가량이 팔려나갔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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