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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더 넓어진 K푸드 영토]빅데이터로 뉴요커 입맛 찾아내...'美 주류'까지 사로잡다

<중> 세계 최대시장 미국

파리바게뜨 철저한 현지화 전략

매장당 300가지 제품 출시 후

판매 데이터 분석해 메뉴 엄선

백인·히스패닉계 사이서 호평

현지업체 쉬완스 품은 CJ제일제당

내년 만두시장 점유율 50% 목표

가정간편식까지 영역 확대 나서







#“LA 지역 내 다른 파리바게뜨 지점을 우연히 들렀는데 맛있어서 다시 찾게 됐습니다. 패스츄리 등 빵도 당연히 맛있지만 제 고향인 스페인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까지 판매해 더욱 자주 들르고 있습니다.”

최근 오후 12시(현지시간)께 미국 LA 지역 내 파리바게뜨 DTLA점에서 만난 라틴계 여성 직장인 하이디(29)씨는 메뉴판의 ‘아쿠아 프레스카(Aqua Fresca)’라고 적힌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음료는 라틴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것으로 파리바게뜨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나온 결과물 중 하나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히스패닉(미국으로 이주한 라틴아메리카인)’가 차지하는 비중은 백인 다음일 정도로 미국 주류 시장의 핵심 타깃이다. 이날 점심 파리바게뜨를 찾은 손님은 대부분 백인과 히스패닉계로 아시안계는 보이지 않았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K푸드는 기존 타깃이었던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주류 소비층(백인·히스패닉·흑인 등)에도 스며들고 있다. 진출 초기 이들이 선호하는 맛을 찾기 어려워 고군분투했지만 점차 제조와 판매 노하우가 쌓이며 현지화에 성공한 덕에 타 국적 식품업체들과 경쟁해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PC의 파리바게뜨는 미국에 진출한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2년 9월에 첫 진출해 현지 2005년 10월 미국 LA 코리아 타운에 1호점(웨스턴점)을 냈다. 2005년 1개 매장에 연 매출 180억원으로 시작한 파리바게뜨 미주사업부는 지난 2016년 기준 1,5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은 파리바게뜨가 미국 내에서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들 가운데 3분의 1이 가맹점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현지화 빅데이터 이용 메뉴 개발=파리바게뜨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연구를 통한 ‘현지화’다. 첫 매장을 내기까지 진출 이후 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쳤고 가맹사업을 시작하기까지는 첫 매장 오픈 이후 10년 이상을 준비했다.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가맹정보공개서의 복잡한 요건을 모두 맞추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점포를 열기 위한 인허가 과정이 까다로워 국내보다 가맹점 개설에 걸리는 시간이 6배 이상 길다. 준비 없이 진출했다가 낭패를 보기 쉬운 시장인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매장 당 평균 300여 가지 제품을 출시해 다민족·다인종으로 구성된 미국 시장 내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후 이제 그동안 쌓인 데이터를 통해 출시하는 메뉴를 150~200종 가량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DTLA점은 이같은 시도가 적용된 첫 번째 매장이다. 임재홍 서부 영업팀 차장은 “미국 주류 소비층이 덜 찾는 단팥빵·소보루를 아예 뺐다”며 “이들이 주로 찾는 패스츄리를 포함해 샌드위치 매출이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생산기지에 집중 투자=최근 방문한 CJ제일제당 풀러튼 공장. 철저한 현지화가 적용된 비비고 만두는 총 6개 라인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열을 지어 나오고 있었다.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차별화된 얇은 만두피를 구현하는 설비가 눈에 띄었다. 김규원 공장장은 “만두로 비비고 인지도를 높였다면 이제는 냉동비빔밥 등 가정간편식 등도 생산을 늘려 시장 공략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에 진출한 식품업계의 선봉장격인 CJ제일제당은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하고 자사 식품생산기지에 집중 투자하며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비비고’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한국식 식문화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만두시장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중국 업체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2,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오는 2020년까지 점유율을 50%까지 높여 ‘초격차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최대 전성기를 맞는다. 올해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의 인수가 마무리 되면 미국 내 400여개의 물류센터를 갖고 있는 쉬완스의 인프라를 이용해 미국 전역에 CJ제일제당 제품을 심는다는 계획이다. 매출 2조3,000억원에 가까운 쉬완스 인수가 CJ제일제당 매출에 반영되면 오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꿈에도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풀무원 두부 美 석권·농심은 동부에 공장 신설 검토=풀무원도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인지도를 높여왔다. 2004년 미국 유기농 식품 회사 ‘와일드우드내추럴푸드(지금의 풀무원USA)’를 인수해 두부 제품을 주류 시장에 소개했다. 이후 식품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두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계 ‘닛신’과 ‘마루찬’ 에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은 생산기지 확대를 통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내 첫 공장인 LA공장에 지난 1월 초 생산라인을 추가로 신설·가동했으며 미국 동부지역에 공장 추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아메리카 대륙을 ‘빨간 맛’으로 물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2,54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가량 증가했다.
/로스앤젤레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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