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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제재에 움츠러든 감사인... 4조 달하는 차입금 ‘그물망(감사)’에 걸린 듯

국내 양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마저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휘말린 것은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KAI),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분식 회계 사건들을 겪으며 회계 업계가 더욱 엄격한 ‘자기 검열’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신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은 검열의 강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업으로부터 감사 ‘일감’을 받는 회계법인은 ‘을’의 위치였으나, 정부가 회계 투명성을 강조하고 외부 감사인 지정제도 등 제도 역시 시행되면서 기업과의 관계가 사실상 역전된 측면 역시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 비적정설이 나오는 배경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재무구조 부실로 관측된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비율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9조 7,835억원, 영업이익 2,814억원을 거두며 견실한 경영실적을 이어갔다. 문제는 견조한 경영실적에도 경영에 위협이 되는 차입급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그룹 사옥과 CJ대한통운 주식매각, 아시아나 DT와 에어부산 사장을 통해 그룹 전체 부채 비율 354%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포인트떨어뜨린 성과다. 하지만 차입금의 규모는 여전히 크다. 지난해 기준 3조 9,521억원이다. 높은 경영성과를 통해 1조 2,000억원가량 감축했지만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아쉬웠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이 악화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이런 쉽지 않은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외부 감사인인 삼일 회계법인이 문제 삼은 것도 이와 같은 재무구조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대기업그룹 계열사가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다 되도록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회사측과 감사법인간 의견충돌 가능성이 높은데, 아마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이연 수익 규모를 어떻게 계상하는 지를 두고 보수적으로 잡으려는 회계법인과 회사 간의 의견충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는 “이번에 외감법 개정으로 리스에 대한 회계기준이 바뀌었다”며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부분 리스 형태로 들어와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리스를 어느 정도까지 부채로 잡을지에 대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30년 만기인 1,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자본으로 채워지는 영구채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도 지난해 말 700억원 규모의 보유 주식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할 만큼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크다. 여객부문에서는 미주, 베트남 지역에 A350 기종 4대, 중국 지역 A321 NEO 기종을 도입해 연료 효율성을 제고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양준·구경우·양사록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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