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결의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행사 불참을 ‘북한 눈치 보기’로 비판하는 등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북한 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 안보 결의를 다지는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문재인 정권의 안이한 안보의식을 질책하며 대(對)정부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나경원(사진)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의총 논의 끝에 이날 중 정 장관 해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 장관이 지난 20일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에 대해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 도발에 의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해전이 벌어졌는데 북한의 도발은 온데간데없고 쌍방과실에 의한 충돌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국방부 장관이 해야 할 첫 번째 책무인 국가 안보에 대한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불참한 데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황교안 대표는 본인 페이스북에서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건 국가에도 국민에도 불행한 일”이라며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아닌 대구로 향한 문 대통령 행위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은 이념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공세에도 정부는 ‘평화적 대화’로 대북관계를 풀어간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페이스북을 통해 보낸 추모 메시지에서 “제2연평해전의 영웅 윤영하 소령과 다섯 장병들, 천안함 46용사와 연평도 폭격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 문관욱 일병, 우리의 소중한 아들들을 깊이 추모한다”며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에는 힘으로 더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을 대신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평화는 꿈꾸는 것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평화를 끈기 있게 추구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튼튼한 안보를 견지해야 한다”며 뜻을 같이했다.
/안현덕·이태규·양지윤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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