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집 안 미세먼지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가정뿐만 아니라 각급 학교, 관공서 등 관련 시장은 무궁무진하고 몽골이나 중국 등 해외 수출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승현(46·사진) 투반산업 대표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새로 출시한 미세먼지 방진망에 대한 시장 반응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투반이 내놓은 방진망 ‘에어웰’은 미세먼지 실내 유입을 막는 기능이 특화된 제품으로, 건물 창호(섀시)에 달린 방충망 대신 끼우면 된다. 눈에 띄는 특허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분진 포집률이 90.8%인 나노섬유 방진망이다. 미세먼지를 차단하면서도 높은 공기 투과율과 빛 투과율을 자랑한다. 다른 하나는 하나의 프레임에 방진망과 스테인리스 방충망 두 개를 넣어 미세먼지가 없는 날엔 일반 방충망만 쓰도록 하게 한 부분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선 공기청정기를 켜면 실내 미세먼지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문제는 환기다. 오랜 시간 문을 닫아 놓으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등 여러 가지 불편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 에어웰이다. 이 대표는 “창호에 설치하면 미세먼지 걱정 없이 환기가 가능한데, 창문에 마스크를 씌우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창호에 에어웰을 달고 공기청정기를 돌리면 실내 미세먼지와 자연 환기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방 창에만 에어웰을 달면 약 15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 경우 5~6분만 문을 열어두면 84㎡ 아파트 규모는 완벽하게 환기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베란다 쪽 창까지 에어웰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만 원 선인데 이 경우 30~40초면 환기가 끝난다.
이 대표는 원래 LG화학 건자재 부문(현 LG하우시스)에서 일했다. 차장 시절 퇴사해 벽지와 바닥재 등 건자재 유통업을 시작하다 창호 생산공장을 짓고 대기업 창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매출은 약 80억 원. 그러나 에어웰을 출시한 올해 매출은 500억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매출 목표는 2,000억 원이다. 엄청난 성장세다. 흙먼지가 많기로 유명한 몽골을 비롯해 아세안 지역, 중국 등 수출도 계약 단계에 있다.
이 대표가 에어웰 개발을 서두른 데에는 개인사도 자리하고 있다. 충남 보령에서 노인회장을 지낼 정도로 건강했던 부친이 지난해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겨 별세했는데 병원에선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던 것. 이 대표는 “미세먼지 때문에 일찍 돌아가신 게 아닌가 해서 마음이 아팠고 제품 개발을 서두르게 됐다”고 돌아봤다. 보령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있어 공기가 나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 대표가 사업을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세먼지 관련 법령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실내공기질관리법’, ‘학교보건법’ 등은 모두 공공장소 실내 공기 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는 “미세먼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와도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 뾰족한 저감 대책이 단시간 내에 나오기 어렵다”며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관련 산업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탁월한 성능에다 편리성까지 갖춘 방진망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반산업은 최근 에어웰 전국 대리점 모집을 마감했다. 에어웰의 사업성을 높게 본 전국 각지의 대형 대리점주들이 대거 신청했다. 최근에는 홈앤쇼핑에서 방영돼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량 납품이 가능한 법인 영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견본 주택을 오픈한 포스코건설의 강원도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에어웰 제품을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기로 했고 전국 학교와 관공서로부터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 사람이 있는 공간을 건강한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면서 “국내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성과를 내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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