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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경영 능력 시험대 오른 조원태

갑작스러운 오너 부재에
'3세 경영 체제'로 급전환
실추된 그룹 이미지 쇄신 이어
눈앞닥친 IATA총회 역할도 부담

  • 박성호 기자
  • 2019-04-08 11:01:26
  • 기업
[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경영 능력 시험대 오른 조원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장 부친의 부제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한진그룹에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경영 면에서도 현재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늘어난 국내 저가항공사(LCC)와 외항사들의 거센 도전에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고 경쟁 심화, 비용 증가 속 수익성 저하 우려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에 대한 이미지가 나쁜 상황에서 조 회장의 경영능력까지 의심을 받게 되면 한진그룹은 내·외부에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8일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한 직후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을 비롯한 석태수 한진칼 사장, 서용원 한진 대표 등이 참여하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당분간 주요 의사결정을 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지주회사 대표인 석 사장이 사장단 회의를 이끌어 가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조 사장이 3세 경영인으로서 중심을 잡고 굵직굵직한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조 사장은 지난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후 15년째 대한항공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에 오른 지는 이제 2년이 지났을 정도다.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대한항공은 흑자로 전환했다.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성사시켰으며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 도입 등 다양한 시도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특히 조 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부재한 경우가 많았던 시기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이 2004년 입사한 후 대한항공 주요 보직을 거쳐 2017년부터 사장을 맡아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며 “성장과 위기를 모두 겪은 만큼 후계자가 지녀야 할 능력은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아직 조 사장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주총 직후 조 사장에 대해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한진그룹은 앞으로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검증된 후보군 중 적임자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대해 조 사장은 성과로 답을 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당장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두 누이의 일탈행동으로 실추된 한진그룹의 이미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조 사장 역시 부정 편입학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경영 능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당장 내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걸려 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과를 내지 않으면 거센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3세 경영을 위한 기반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조 회장의 주식을 상속받는다고 해도 상속세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 사장의 지배 약화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그룹 안팎에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조 사장의 그룹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73억원으로 전년(9,561억원)보다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3년 연속 감소세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까닭이지만 올해는 신규 면허를 취득한 LCC와 국내 서비스를 강화해 가는 외국적 항공사들과의 더욱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조 사장의 선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서 부친을 대신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조 사장이 이 자리에서 부친 대신 의장의 역할을 다한다면 ‘조원태 체제’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마당발’이었던 부친과 늘 비교당할 수밖에 없다”며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진행해 역효과를 낼 경우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점이 조 사장의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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