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주수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11일 의료계에서는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 존중권 등과 관련해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주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ek.
헌재는 이날 ‘임신 22주’를 제시했으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허용 가능한 주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A 산부인과 전문의는 “사회·경제적 이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는 임신 주기를 의사들이 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해외와 같이 임신 12∼16주에 시행되는 낙태수술은 산모에게 큰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보다 낙태 허용 임신 주수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B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 16주 태아는 의학 발달로 출생 후 기계에 의존한 호흡과 영양 공급으로 생존할 수 있다”며 “16주 이상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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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산부인과 전문의는 “여성마다 월경 주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칼로 무 자르듯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주수를 정할 수 없다”며 “산모의 건강을 위해 낙태수술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의학적 측면에서 낙태 허용 주기를 일관되게 규정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합법적 낙태를 임신 24주까지로 봤다. 본인이나 배우자의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전염성 질환, 근친상간·강간에 의한 임신 등 제한적인 경우로 낙태는 제한됐다.
의료계에서는 개별 의사의 신념에 따라 낙태수술을 거부할 수 있는 ‘진료거부권’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D 산부인과 전문의는 “낙태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이번 헌재 결정이 우려스럽다”며 “현재는 진료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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