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 길이 막힌 한국 석유화학업계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랜시스 패넌 미국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는 25일(현지시간) 전화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한국의 석유화학시설들에 대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석유화학업체들은 미국의 대이란제재 강화 때문에 석유제품의 원료가 되는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더는 이란에서 수입할 수 없어 비상이 걸렸다. 국내 맞춤형 시설에 공급되는 전체 초경질유 가운데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SK인천석유화학,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 3곳이 이란산 초경질유를 수입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중국이 이란 원유를 대체할 공급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훅 특별대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하루 100만 배럴 정도만 남았다”며 “시장에는 유가안정을 유지할 많은 공급이 있다”고 말했다.
훅 대표는 또 미국 정부가 중국이 이란에 보유한 자국 시설에서 이란산 원유를 계속 가져올 수 있을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원유의 최대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조치를 비판하며 이란산 원유를 앞으로 계속 수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훅 특별대표는 작년부터 이란 정부로 가는 원유 수입을 10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 이상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 전에는 이란이 연간 500억 달러 어치나 석유 수입을 창출했다”며 “제재를 통해 이미 작년 5월부터 100억 달러 이상을 이란 체제로부터 차단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15년 체결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작년 5월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이란과의 원유거래를 금지하는 독자 제재를 복원했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대만 등 8개국에는 원유 수입을 6개월간 한시적으로 허용했으나 미국 정부는 오는 5월 2일부터는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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