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와 ‘아리아’가 이번에는 화면으로 맞선다. KT(030200)가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인터넷(IP)TV를 결합한 ‘기가지니 테이블 TV’를 출시하면서 SK텔레콤(017670)(SKT)의 ‘누구 네모’, LG유플러스(032640)(LGU+)의 마블 히어로 스피커 등과 더불어 ‘보이는 AI스피커’ 대전(大戰)을 벌인다.
KT는 29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국내 최초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를 공개했다. 기존 셋톱박스 기능을 갖춘 스피커 ‘기가지니’에 화면을 결합한 제품으로 유선랜 없이 와이파이(Wi-Fi) 연결로 침실과 주방, 서재 등을 오가며 집안 어디서나 IPTV와 AI ‘지니’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용 IPTV 역할을 하는 만큼 11.6인치 고화질(풀HD) 디스플레이에 하만카돈의 스피커를 탑재했다.
KT는 AI TV 출시와 함께 차별화한 개인화 서비스도 선보였다. ‘내 목소리 동화’는 기가지니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약 30분간 300개의 예시 문장을 녹음하면 기가지니의 ‘개인화 음성합성(P-TTS)’ 기술이 말하는 습관과 억양을 학습해 어떤 문장이든 마치 부모가 실제 말하는 것처럼 들려준다. KT는 다음 달 신청을 받아 300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뒤 이후 확대할 계획이다.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기 요리 애플리케이션(앱) ‘만개의 레시피’도 기가지니에서 볼 수 있다. 아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 서비스 ‘핑크퐁 이야기극장’도 다음 달 나온다.
‘기가지니’는 다음 달 2일 공식 출시되며 대당 39만6,000원이지만 결합상품과 제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20만원 이하까지 실제 부담금이 떨어진다. 최준기 KT AI기술담당 상무는 “기업간거래(B2B)용으로 냉장고나 차량에 탑재해 기가지니를 이용할 수 있는 ‘인사이드 기가지니’도 상반기 중 출시할 것”이라며 “다양한 제조사의 단말에서 기가지니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아리아(SKT AI 스피커 ‘누구’의 호칭)와 지니야(KT AI 스피커 ‘기가지니’ 호칭)의 경쟁은 이번 KT의 AI TV 출시에 따라 화면을 얹은 채로 재현할 전망이다. SKT는 이날 ‘누구’에 디스플레이를 더한 ‘누구 네모’를 출시했다. 7인치 디스플레이에 무드등을 더한 기기로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과 ‘옥수수(oksusu) 키즈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도 무료로 볼 수 있다. 19만9,000원으로 기존 ‘누구’나 ‘누구 미니’를 반납하면 2만~5만원을 더 깎아준다.
LGU+은 지난해 12월 휴대용 IPTV ‘U+tv 프리’를 출시했으며 다음달 초 영화 어벤저스의 히어로 캐릭터가 담긴 보이는 AI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스피커에는 아이돌 가수 영상을 담은 ‘U+아이돌라이브’도 함께 제공되며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됐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상무)은 “AI 스피커에 화면을 더하면 편리하고 정보도 보완해 상호작용이 좋아진다”며 “어린이용 콘텐츠나 쇼핑(커머스) 등에서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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