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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SFTS 사망자 발생]치사율 20%...진드기가 사람잡네

작년 259명 감염·47명 사망

예방백신·치료제 없어 위험

야외활동후 고열·구토 증상땐

병원서 검사받고 항생제 복용

피부노출 최소화·기피제 사용을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이 흰 천으로 풀숲을 훑어 진드기 서식 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참진드기는 유전자 검사도 한다. /사진제공=서울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사망자 추이

(단위:명)

연도 발생 환자 수 사망자수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2016 165 0 1 0 3 10 13 18 18 34 62 6 0 19
2017 272 0 0 0 0 15 34 45 47 49 79 3 0 54
2018* 259 0 0 0 4 21 49 49 29 39 67 1 0 47
(자료: 질병관리본부)





이달 초 충남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 진드기에 물린 SFTS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경북 경산에서 텃밭 일을 한 67세 여성(대구)이 SFTS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산이나 들판의 풀숲에 사는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바이러스·세균을 옮긴다. 그중 SFTS는 치사율이 높고 마땅한 예방백신·치료제가 없어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SFTS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주로 ‘작은 소피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농촌·산 등에 서식하는 이 진드기의 5% 정도가 SFTS 바이러스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일~수주 동안 흡혈…병·의원서 24시간 내 제거하면 돼=따라서 이 진드기가 주로 활동하는 5~10월에는 밭·산·들판 등에서 밭일을 하거나 나물·약초·열매를 채집하는 경우, 들놀이·등산·캠핑 등을 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린 후 6~14일의 잠복기가 지나 갑자기 고열(섭씨 38~40도)과 구역·구토·설사·복통·식욕부진 같은 소화기 증상, 근육통·피로감·두통 같은 몸살 증상이 나타나면 SFTS일 수 있으므로 큰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한 경우 백혈구·혈소판 감소로 피부밑에 출혈·충혈이 발생해 피부에 출혈반이 보이며 콩팥 등 여러 장기가 제 기능을 잃는 다발성 장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 고령자에게서는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경련·혼수 같은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SFTS를 치료할 똑 부러지는 항바이러스제도 예방백신도 없다. 그래서 수액 투여, 출혈시 수혈, 혈압이 떨어진 경우 혈압상승제 투여 등의 대증요법을 쓴다. 콩팥(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급성 신부전이 오면 혈액 투석을 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SFTS 환자는 2017년 272명, 지난해 259명이다. 이 가운데 54명(20%), 47명(18%)이 사망했다. 최근 3년간 환자 발생은 5월부터 크게 늘기 시작해 10월에 62~7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환자의 10명 중 9명은 50세 이상이고 환자 발생 지역은 경기·경북·강원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진드기는 사람·동물의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 피부에 상처를 내고 수일~수주 동안 피를 빨아 먹는다. 이때 마취 성분과 함께 피가 굳지 않도록 사람·동물에게 항응고 성분을 집어넣는데 이 과정에서 진드기가 가진 SFTS 바이러스가 혈액으로 침투한다. 바이러스 감염은 진드기와의 접촉시간이 24시간 이상 돼야 이뤄진다. 감염 우려가 있을 경우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드기에 물린 것이 확인되면 손으로 무리하게 떼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집게(포셉)로 깔끔하게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하는 것이 좋다”며 “포셉 등으로 진드기 몸체를 피부에 최대한 가깝게 잡고 수직 방향으로 당겨야 몸통만 제거되고 진드기의 입 부분이 피부에 남아 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쓰쓰가무시증·라임병 등도 옮겨

SFTS에 걸리지 않으려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밭·야산 등에서 작업을 하거나 숲·풀밭에 갈 때는 긴팔 상의나 토시, 긴바지를 착용하고 진드기가 나뭇잎 등에 있다가 머리·어깨로 침투할 수 있으므로 챙이 넓은 모자를 써 노출되는 피부 면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옷 등에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풀 위에 앉을 때는 자리를 깔고 작업·야외활동 후에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입었던 옷과 자리는 잘 털고 세탁해 볕에 말린다. 반려동물이 풀숲에서 진드기에 물릴 수 있고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으므로 목욕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진드기는 라임병·쓰쓰가무시증 등도 감염시킨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3일~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열·발진·고열·설사·근육통·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이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야외활동 후 이런 증상이 생기면 빨리 큰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쓰쓰가무시증은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라임병은 과녁 모양의 홍반이 나타난다. 쓰쓰가무시증은 가을철 감염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봄·여름철 감염자 수가 늘고 있다. 감염자가 2016년 1만1,105명에서 지난해 6,682명으로 줄었지만 3~8월 감염자는 같은 기간 748명에서 1,139명으로 증가했다. 발열·두통·결막충혈 등을 동반하며 예방백신은 없다.

김종훈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활동시 산책로 등 정해진 장소를 벗어나지 말고 해외여행 중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진드기의 종류와 매개 감염병이 국내와 다를 수 있으므로 의사에게 어디에 다녀왔는지 말해주는 게 진단에 도움이 된다”며 “쓰쓰가무시증과 라임병은 발병 초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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