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통령께서 한미동맹의 파트너였던 노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일”이라고 말하며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약 30분간 접견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한미동맹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노 대통령님과 함께 결정을 내리셨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그리고 6자회담 등은 한미동맹을 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서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도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관심과 지원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에 대통령님께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해 주신 것을 감사드린다”며 “게다가 대통령께서 손수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들에게 전달하실 계획이라고 하니 아마 유족들에게는 그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며 “(초상화가) 노 전 대통령과 닮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지난 2009년 1월 퇴임 후 부시 전 대통령은 ‘전업 화가’로 변신해 재임 중 만난 각국 정치인의 초상화, 자화상, 풍경화 등 다양한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이날 접견에서 문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전직(轉職)을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대통령 속에 있던 렘브란트(Rembrandt)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자 부시 전 대통령은 “아직 렘브란트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웃으며 “과거엔 제가 알지 못했던 그런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대답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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