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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결국 화웨이와 결별 수순 밟는다

ARM 설계자산 활용 못하면
화웨이, 직접 설계 못하거나
설계해도 ARM과 소송 농후
플렉스, 화웨이부품생산 중단

  • 이상훈 기자
  • 2019-05-25 14:28:10
  • 기업
TSMC, 결국 화웨이와 결별 수순 밟는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업체 TSMC가 결국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 자산(IP)업체인 영국의 ARM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함에 따라 화웨이가 결국 반도체 칩 설계에서 난관에 부닥쳐 TSMC와도 자연스레 비즈니스 관계가 끊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 나스닥 상장업체로 화웨이 스마트폰의 최대 납품업체인 플렉스도 중국 공장에서 화웨이 부품 생산을 일부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로 미·중 무역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게 되면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폰 세계 2위 업체 화웨이의 비즈니스는 궤멸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가 화웨이와 거래 관계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발표에도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전날 TSMC 쑨유원(孫又文) 대변인은 “반도체 장비는 이번 미국의 제재 조치에서 제외되며, TSMC가 만든 제품의 경우도 미국 원천기술 등의 시장 가치가 제품 전체의 25%를 넘지 않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 화웨이와 계속 거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TSMC의 입장은 “화웨이가 반도체를 설계해 오면 이전처럼 만들 것”이란 원론적 표명일 뿐 내막을 보면 TSMC가 화웨이와 비즈니스를 접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ARM은 칩을 설계하는 회사들이 칩을 만들 때 도움을 준다. 설계 자산(IP)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ARM의 경우 이 분야 1위기 때문에 ARM의 설계 자산을 못 쓴다고 하면 칩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가령 칩을 만드는 데 1~100가지의 IP가 필요하다고 치자. 기본적으로 1~50까지는 공통적으로 쓰는 IP라고 가정하면, 50~100까지 IP는 스스로 제작해야 한다. 일단 이게 어렵다. 용케 화웨이가 스스로 전부 만들었다 해도 성능 검증을 해야 한다. 만든다고 당장 못쓴다는 얘기다. 시간이 더 추가로 소요된다.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소송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가 만든 설계를 비교하다 보면 ARM이 만든 IP와 거의 같은 방식이나 유사한 방식으로 설계됐을 IP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만큼 ARM이 IP를 개별 공정별로 다양하게 잘 만들어놨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는 특허 소송에 걸린다. AP 칩에서 퀄컴이 영업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식으로 퀄컴이 특허 소송을 타 기업에 걸어왔다. 화웨이도 ARM의 도움 없이 칩을 설계하더라도 칩 성능검증 문제와 ARM의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ARM이 화웨이와 거래를 안 한다고 밝혔지만 그간 화웨이와 공유했던 IP 활용은 허용하고 앞으로 나올 IP 활용을 금지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협력해 왔던 IP를 포함한 전체 IP에 제재를 가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TSMC가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하겠다는 발표를 원론적 의미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업계의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무지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SMC로서는 화웨이가 설계를 해 온다면 그 물량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입장표명”이라며 “TSMC 입장에서는 화웨이가 ARM의 설계 자산을 활용했는지 여부까지 상관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닛케이는 플렉스도 중국공장에서 화웨이 부품의 생산 일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제재 조치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언제 생산을 재개할 지도 불투명하다. 업계의 한 임원은 “삼성 스마트폰의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메모리 사업에는 악재라 사업부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며 “화웨이에 대한 거센 압박이 지속되면서 화웨이 거래 기업들도 미국 눈치를 보며 화웨이와 거리를 점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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