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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불만'…공무원사회가 심상찮다

당청선 '부처 패싱' 정책 내놓고

온갖 비난 화살은 공무원 감당

"적폐 몰릴라" 다른 의견 언감생심

뒤치다꺼리 염증…퇴직하기도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열 일을 마다하지 않는데 어떻게 당청이 공무원사회를 그렇게 비하할 수 있습니까. 머슴 취급을 당한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국장급 공무원 A씨가 토해낸 불만이다.

“에이스로 불리던 동료 사무관이 퇴직하고 사립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다른 부처 고참 과장 한 명은 옷을 벗고 민간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선배들이 검찰수사에 연루되고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신분이 불안하다고 느끼지 않겠습니까.” 사무관 B씨의 장탄식이다. ★관련기사 4·5면

공무원사회가 밑동부터 흔들리고 있다. 당청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으로 부작용이 쏟아지는 현실에서 정작 공무원들이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공(功)은 없고 과(過)만 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노동정책·규제완화·공유경제 등 소신을 갖고 현안을 처리하는 것도 기대난망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눈 밖에 날 수 있고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적폐 누명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있다. 바람에 풀잎이 눕듯 공무원사회가 엄습하는 ‘불안’에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한배를 탄 더불어민주당은 사돈 남 말 하듯 공무원의 가슴을 후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관료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 당청이 정책을 수립해도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다 보니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나 “관료가 말을 덜 듣는 것, 이런 것은 제가 다 해야…”라고 말했고 김 실장은 “그건 해주셔야 한다. (정부 출범)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다”고 거들기도 했다.



정부의 한 관료는 “당청이 공무원사회에 강한 불신과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성과는 자기들이 발표하고 문제점과 부작용은 공무원사회로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불만은 송인택 울산지검장의 발언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그는 이날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건의문에서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로 시작된 검찰개혁 논의가 방향성을 잃었다”며 “밥그릇 싸움인 양 흘러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찰개혁을 놓고 청와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외교부 기밀유출도 응어리진 계파 간 갈등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분명히 일탈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외교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간 마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공무원사회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장악한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정치이념을 잣대로 정책을 기획하며 관료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장관은 온데간데없고 청와대 참모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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