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너바나(Nirvana) 리더였던 커트 코베인이 공연 전 노래 순서를 적어둔 1회용 종이접시가 낙찰 예상가의 20배에 달하는 가격에 팔렸다. 너바나는 1990년대 록음악의 부활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유명 록밴드로, 올해는 199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코베인의 25주기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줄리앙옥션 ‘뮤직 아이콘’ 경매에서 이 접시는 보증서와 함께 무려 2만2,400달러(약 2,668만원)에 팔렸다. 줄리앙경매는 영화배우 등 유명인의 물건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당초 이 접시는 1,000~2,000달러 내외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증서에 따르면 코베인은 1990년 4월23일 미 워싱턴DC의 ‘9:30 클럽’에서 공연 직전 피자를 시켜 먹은 뒤 접시 뒷면에 ‘인 블룸(In Bloom)’ ‘러브 버즈(Love Buzz)’ 등 그날 공연할 순서대로 노래 제목들을 적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러브 버즈’는 1989년 너바나의 데뷔앨범 ‘블리치’에, ‘인 블룸’은 1991년 발매돼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2집 ‘네버마인드’에 각각 수록된 곡이다.
그날 공연을 위해 접시를 챙겨뒀던 밴드 서드(THUD)의 조니 릭스는 보증서에 “이것은 역사의 한 조각”이라며 “커트가 명성을 얻기 전에 손으로 쓴 선곡 명단, 이런 건 더 이상 보기 힘들다”고 적었다. 이번 경매에는 접시와 함께 그날 밤 공연을 위한 홍보 전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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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뮤직 아이콘’ 경매에는 이 밖에 1993년 코베인이 사진작가 제시 프로만과의 마지막 사진촬영 때 입었던 녹색 카디건도 나와 7만5,000달러에 팔렸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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