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교체 소식을 알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밤 트위터를 통해 “나와 행정부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준 케빈 해싯이 곧 떠난다”며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후임자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위원장이 했던 모든 일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며 “그는 진정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그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싯 위원장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1년 9개월간 CEA를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24명의 내각을 구성할 때 경제자문위원장을 제외시키면서 위상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국가경제위원회(NEC)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교사 역할을 했다. 특히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를 주도했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월가가 올해 미 성장률을 비관할 때도 연 3.2% 성장률을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영국 국빈방문에 오르기 전 급작스럽게 트윗으로 해싯 위원장의 사임 발표를 하면서 그가 무역 정책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던 그는 자유 무역을 주장하고 이민이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과 반이민 기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멕시코가 이민자를 보내지 않을 때까지 멕시코에 관세를 때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결정에 반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싯 위원장은 이같은 의혹을 부정했다. 그는 이날 CNN방송·뉴욕타임스(NYT) 등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사임 문제를 논의했으며 경제자문위원장이 약 2년간 일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장) 교체는 일상적이며 인생의 순환 같은 것”이라면서 “정책 갈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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