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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닉푸드 뜨자...소스, 식탁 주연됐다

입맛 세계화로 다국적요리 늘어

파스타 위주 소스서 쌀국수·분짜

커리 등 에스닉 소스시장 30% 성장

'보조' 이미지 벗고 요리 핵심축으로

청정원· CJ제일제당 등 제품군 확대

집에서도 간편히 동남아요리 뚝딱





평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30대 회사원 김미정씨는 올해 초 베트남 여행에서 맛봤던 쌀국수와 분짜가 간절히 생각날 때마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 요리 솜씨가 썩 신통치 않은 그녀도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냈겠지만 요즘은 담백한 국물맛을 내는 만능 비법소스가 있기에 삶은 면과 야채, 고기만 준비하면 된다. 그렇게 김씨는 종종 집에서 나홀로 동남아 현지 맛집의 분위기를 즐긴다.

흔히들 ‘소스’라고 하면 요리의 풍미를 더하기 위해 조리 시 첨가하거나 완성된 음식을 찍어 먹는 보조제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TV 예능 프로의 ‘먹방’ 열풍과 해외여행 증가로 다국적 음식이 식탁의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다채로운 소스가 메인 요리를 뒷받침하는 조연을 넘어 하나의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644억원 규모이던 국내 소스 시장은 지난해 1,876억원으로 2년 새 14% 넘게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고추장·된장·쌈장·간장을 포함한 국내 장류 시장이 5,234억원에서 5,304억원으로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러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다.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소스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2,000억원 규모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소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데에는 이국적 느낌의 제3 세계 전통음식을 뜻하는 이른바 ‘에스닉푸드(ethnic food)’ 열풍의 영향이 컸다. 특히 해외여행 인구증가로 쌀국수·팟타이·분짜·커리 등 동남아 현지 음식을 접할 기회가 늘면서 동남아 요리를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에스닉 소스 시장은 지난해 약 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0%나 성장할 만큼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대상 청정원 베트남식 분짜 소스




대상 청정원 베트남식 분짜 소스


이를 겨냥한 식품업체들의 소스 시장 공략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001680) 청정원은 여행지에서 맛보던 커리 소스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월드 테이블 소스’ 시리즈를 처음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베트남 인기 음식인 쌀국수와 분짜를 집에서도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전용 소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불과 5년 전인 2014년만 해도 스파게티와 돈가스 소스 등을 위주로 13종에 그쳤던 대상 청정원의 소스 종류는 올해 현재 43종으로 3배 넘게 늘어났다. CJ제일제당(097950)도 지난 3월 베트남 쌀국수와 태국 팟타이 요리에 쓰이는 ‘백설 아시안 누들 소스’를 출시하고 제품군을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샘표(007540)는 이달 초 태국 왕실 요리 전문 레스토랑 수석 셰프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정통 아시아 소스 브랜드 ‘티아시아키친’을 론칭했다.

높아진 소스의 몸값은 비단 동남아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편의점 CU가 요리연구가이자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손잡고 만든 ‘만능소스(만능양념장·만능비빔간장)’는 출시 이래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대상 청정원도 지난달 말 별도의 양념을 만들 필요 없이 주재료만 준비하면 맛있는 일품요리를 완성해준다는 콘셉트의 메뉴특화형 간편소스 브랜드 ‘고메 레시피’ 신제품 5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인구 증가로 현지음식의 맛 그대로 집에서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소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그동안 메인 요리를 빛내주기 위한 조연에 불과했던 소스가 음식 맛의 핵심을 구현해내는 역할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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