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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만 파르르...입꼬리 씰룩씰룩...안면경련 주의보

눈 제대로 안감기는 안면마비

일시적 눈꺼풀 떨림증과 달라

자연치유 안돼 방치땐 증상 심화

신경 압박하는 혈관 떼는 수술

보톡스 주사·신경안정제 복용 등

증상따라 적절한 치료 병행 필수

얼굴 마사지 등 긴장완화도 좋아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이 안면경련 환자의 안면신경과 뇌혈관을 떼어놓고 테플론 솜을 넣어줘 신경이 눌리지 않게 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수면부족이거나 피곤할 때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피곤이 쌓여서’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흔한데 휴식을 취하거나 영양제를 먹으면 금세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 떨림 증상이 한 달 이상 이어지거나 한쪽 눈이 감기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서둘러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노화로 인해 늘어나고 굵어진 동맥이나 혈관조직이 눈·볼·입 등 얼굴 근육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안면신경(7번 뇌신경)을 압박·손상시켜 발생하는 안면경련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안면경련 등 안면신경장애로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8만5,450명으로 지난 2014년 6만9,200여명보다 23.4%(연 4~5%) 증가했다. 10명 중 4.2명은 노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40~50대 중년층이다. 20~30대도 1.9명꼴로 적지 않은데 스트레스와 피로누적, 카페인 과다섭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대한의학회


◇늘어지고 굵어진 혈관이 안면신경 눌러 발생=안면경련은 한쪽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감기면서 시작된다. 점차 한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쪽으로 끌려 올라간 채 씰룩거리게 된다. 그래서 ‘반측성 안면경련’이라고도 한다. 방치하면 증상 회복이 어려울 수 있고 얼굴의 좌우근육이 비대칭으로 발달해 우울·대인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면마비·이명·청력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이런 증상이 있으면 서둘러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안면경련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시간이 지날수록 횟수가 증가하며 정도가 심해지므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면경련은 안면마비, 눈꺼풀 떨림증과 착각하기 쉽지만 다른 질환이다.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두개(頭蓋) 내 종양 등에 의해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병이다. 한쪽 얼굴 근육에 마비가 나타나 입 모양 등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되며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 등으로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눈꺼풀 떨림증은 주로 잠을 못 자거나 불안할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수초~수분 동안 바르르 떨리는 현상이 눈꺼풀에 국한돼 나타나며 대개 1~3일 안에 호전된다.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마그네슘·비타민B12 결핍, 여성 호르몬 대체요법이나 갑상선 기능장애 등이 원인이라면 영양소 보충, 관련 치료가 필요하다.

허륭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과로·스트레스·전해질 부족 등으로 인한 일시적 눈꺼풀 떨림증은 양쪽 눈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한쪽의 지속적 떨림, 특히 긴장하거나 집중할 때 떨림 증상이 심하다면 반측성 안면경련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뇌혈관이 안면신경 누르지 않게 떼어놓는 수술로 완치=고혈압·고지혈증이 있으면 혈관이 늘어나고 굵어져 안면경련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런 만성질환을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윙크, 휘파람 불기, 입 벌려 웃기, 얼굴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기 등을 자주 하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컴퓨터·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눈의 피로가 누적되고 얼굴 근육이 경직되기 쉬우므로 피한다.

안면경련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신경안정제 복용, ‘보톡스’ 등 보툴리눔톡신 주사로 치료한다. 신경안정제는 저용량을 쓰는데 안면신경뿐 아니라 전체적인 신경의 흥분도를 떨어뜨려 졸린 부작용이 있다. 경련 증상이 있는 쪽의 안면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톡스 주사는 1회 주사로 평균 3개월 정도 효과가 있다. 다만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또 맞을수록 약효가 떨어져 궁극적인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

안면경련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원인 뇌혈관이 뇌신경에 들러붙어 압박하지 않게 떼어놓고 그 사이에 의료용 테플론 솜을 넣어주는 미세혈관감압술(안면신경·뇌혈관 분리감압술)을 한다. 귀 뒤쪽을 5~6㎝가량 절개해 머리뼈를 동전 크기로 떼어내고 뇌를 둘러싼 가장 바깥쪽 경막(경질막)을 열어 수술 현미경이나 고해상도 내시경으로 수술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엑스레이 영상 등으로 솜이 정확한 자리에 들어갔는지,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성공률이 95% 이상이어서 치료 만족도가 높다. 테플론은 1970년대부터 사용해온 물질로 체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최근 수술 장비의 발달과 수술 중 감시장치 사용으로 청력손상 등 부작용을 최소화한 수술이 가능해져 10년 내 재발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는 안면경련 미세혈관감압술을 300례 이상 시행했는데 98%가 합병증·재발 없이 좋은 예후를 보였다”며 “청력 소실 등 합병증을 걱정해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집도하면 청력저하 발생률이 1% 안팎으로 매우 적으므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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