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7·사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대법원 상고심 재판만 3차례 받은 끝에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처음 기소된 후 8년5개월 만이다. 건강 등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돼 7년 넘게 풀려나 있었지만 이른바 ‘황제보석’ 논란 끝에 지난해 말 구속수감된 이 전 회장은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세 번째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선고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도 그대로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5~2005년 10년 넘게 태광산업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스판덱스 등의 섬유제품을 대구 지역 대리점에 판매하면서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무자료로 납품했다. 이 과정에서 법인세 9억3,000만여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에서 이 전 회장은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1차 상고심에서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이후 2017년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횡령액을 206억원으로 산정해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두 번째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조세포탈 혐의를 횡령 등의 혐의와 분리하라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조세포탈죄에 대해서는 이 전 회장이 관련 피해액 전액을 변제한 점이 고려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이 선고됐다. 3차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은 이날 형을 확정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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