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자동차가 유럽에서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한다. 지난달 사무직 근로자의 10%인 7,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에서 또다시 대대적인 인원 감축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독일·영국·러시아 등 유럽 전역에서 1만2,000명의 일자리 감축에 들어간다. 대부분 희망퇴직프로그램을 통해 자발적 퇴직의 형태로 감원이 이뤄질 것이며 내년 말까지 구조조정을 마칠 예정이다. 스튜어트 롤리 포드 유럽 지사장은 성명을 통해 “직원을 내보내고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포드는 앞서 유럽 소재 공장 6곳을 폐쇄해 18곳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포드는 지난달에도 유럽, 중국, 미국 등에서 사무직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7,00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판매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전기차 등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포드의 지난 1·4분기 순이익은 11억5,000만 달러(약 1조3,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감소했으며 지난해 유럽에서 3억9,8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통신은 포드가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수년 동안 매출 악화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국에서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 내년부터 적용되는 더 엄격한 환경 규제에 따라 포드가 작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때문에 지불해야 하는 벌금이 25억 6,000만 유로(약 3조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서치업체 ISI는 “포드가 유럽에서 6~8%의 이윤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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