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립기념식에 전투기·탱크 선뵌다는 트럼프

역대 최대규모 계획에 거센 비판

미국 독립기념일(4일)에 워싱턴DC 내셔널몰 앞에 전시될 것으로 추정되는 M1 에이브럼스 탱크가 1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이하 현지시간) 스텔스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의 독립기념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군사 퍼레이드(열병식)까지 포함한 대대적인 행사 개최 소식에 미국 내에서는 벌써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독립기념식 행사에 대해 언급하며 “세계 최고 전투기를 포함한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나고 외부에 탱크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산하기관에 각종 군 장비를 동원해 기념식을 치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경례(A Salute To America)’로 명명된 이번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열병식이 포함된다. 미 육군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 탱크와 브래들리 장갑차가 행사장에 배치되고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사용되는 제트기 한 대를 포함해 군용기들의 저공비행이 추진된다. 미군 곡예비행단인 해군 ‘블루엔젤스’도 축하 비행에 나선다.



통상 독립기념일 행사는 링컨기념관과 의사당 간 내셔널몰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의사당 부근에서 펼쳐지는 연례 콘서트 등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축전 때 군사 열병식에 감탄한 뒤 열병식에 집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재향군인의 날 행사 당시 계획했던 열병식이 비용 문제로 취소되자 올해 독립기념식에서 열병식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에게 정기 브리핑을 받을 정도로 독립기념일 행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예년에는 지정된 행사 프로듀서가 있지만 이번 행사의 프로듀서는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군 장비 동원으로 천문학적 혈세가 낭비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WP는 에어포스원의 시간당 운영비용은 14만달러, F-35전투기와 블루엔젤 전투기의 경우 각각 시간당 3만달러, 1만달러라며 행사에 동원되는 군 장비 운영비가 수백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