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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급등에...'방학 알바' 별따기

사용자 6개월 이상 알바생 원해
2·3개월 단기 일자리 크게 줄어
공공알바 32대1 경쟁률 보이기도
"방학중 등록금 벌기 이젠 옛말"

# 늦깎이 대학생을 친구로 두고 있는 직장인 4년 차 A(29)씨는 며칠 전 방학을 맞은 친구에게 “올여름에는 아르바이트를 왜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일자리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 최저임금도 올랐으니 2개월 동안 바짝 일하면 등록금이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좀처럼 채용 공고를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A씨는 “내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워터파크 등에서 단기간 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세상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방학 때 등록금 벌이’가 최저임금의 급등으로 인해 옛말이 돼버렸다. 사용자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 아르바이트를 원하다 보니 단기 일자리 수가 줄어들고 있다. ‘신발 판매 영업’에서도 1,000자짜리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편의점주들도 대학생보다 주부를 선호하는 등 ‘알바천국’이 아닌 ‘알바촌극’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3일 서울경제가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에 의뢰해 올해와 지난해 6월의 ‘근무기간에 따른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비율’을 비교한 결과 1~3개월 채용 공고는 올해 0.4%포인트 줄었고 3~6개월 공고는 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6개월~1년의 경우 1.5%포인트, 1년 이상의 경우는 2.7%포인트 늘었다. 단기 일자리는 줄고 장기 일자리는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6월에 나오는 아르바이트 공고는 7월부터 업무에 들어가게 되므로 ‘방학 맞춤형 아르바이트’가 늘어나야 하지만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최저임금 급등에...'방학 알바' 별따기

최저임금 급등에...'방학 알바' 별따기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기 전이었던 2년 전과는 아르바이트 시장의 온도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청년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각각 16.4%, 10.9% 오르면서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1,880원 높다. 대학생 B씨는 최근 모 신발매장에 판매 아르바이트를 지원했지만 ‘1,000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면접도 총 2회에 걸쳐 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B씨는 “신발 파는 일인데 뭐 이렇게 절차가 복잡한가 생각했더니 결국 ‘뽑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었다”며 “자기소개서 제출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방학 알바’의 성지였던 편의점 업계는 이미 6개월 이상 채용이 일반화되고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근무기간의 공식은 ‘보통 2개월, 길어야 3개월’이었지만 이 역시 깨진 지 오래다. 식당에서도 일자리가 줄어들다 보니 주부들이 취업하고 있다. 주부들은 벌이도 나쁘지 않고 고용불안도 없으니 편의점에 남고 점주도 새롭게 교육할 필요가 없으니 장기 아르바이트가 굳어진 셈이다. 이전에는 나이 든 점주와 젊은 아르바이트학생이 서로 어색한 관계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점장과 직원이 ‘40대 자매’처럼 일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급등하기 전에는 방학기간이 아니면 근무자를 뽑기가 어려웠지만 요즘에는 일자리가 없다”며 “점주가 일 잘하는 사람을 오래 붙들고 싶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남아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인 ‘공공 알바’는 경쟁률이 폭등하고 있다. 이날부터 4주간 진행되는 서울시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경쟁률은 32.2대1로 지난해(14.3대1)와 비교해 급등했다. 짧은 기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다 이 아르바이트는 시급이 9,350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000원이나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알바 감소’는 최저임금의 인상 외에 별다른 요인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변동이 있으면 다 같이 일자리가 줄어야 한다. 최저임금 외에는 다른 변동 요인이 없다”며 “완전 숙련 일자리이면 감소가 없겠지만 비숙련 일자리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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