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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세편살]"내 얘기잖아?" 웹드라마 열풍...1020 사로잡은 비결은?

접근성·편리성·공감가는 소재 활용으로 인기몰이

롯데주류, 농심 등 웹드라마 활용하는 기업 늘어나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왼쪽)와 ‘오피스워치’ 포스터/자료=플레이리스트, 와이낫미디어




‘국민 드라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시나요? 머릿속에 몇몇 TV 드라마 제목이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국민 드라마’라 불리던 인기 작품들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전통 미디어의 약세와 콘텐츠의 증가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휩쓰는 게 힘들어졌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는 10~20대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인 듯합니다. 최근 1020 세대에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웹드라마’ 입니다.

웹드라마는 TV가 아닌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로 유튜브, 네이버TV 등 플랫폼과 함께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 ‘에이틴’ 등 학생들의 일상물부터 ‘하찮아도 괜찮아’, ‘오피스워치’ 등 오피스물까지 다양한 세대, 장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연플리, 에이틴 등은 높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로 제작됐고 방영 때마다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1020 세대를 알고 싶다면 웹드라마를 참고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웹드라마의 열풍은 어느 정도이며 그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요?

웹드라마 ‘에이틴’ 영상 캡쳐본/자료=플레이리스트


■‘도하나병’, ‘김하나병’…10대는 지금 ‘웹드라마’ 주인공 따라하기 중

최근 가장 인기를 얻은 웹드라마 중 하나는 ‘에이틴’입니다. 에이틴은 10대들의 우정, 사랑, 고민 등을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해 첫 방송 이후 시즌 1 누적 조회 수가 2억 뷰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시즌2 방영 당시에는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의 V채널 구독자 수가 약 35% 증가하는 성과도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에이틴 열풍은 작품 속 각 캐릭터의 인기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극 중 주인공인 ‘도하나’와 ‘김하나’의 스타일을 따라 하는 10대들이 등장한 것인데요. 학생들은 단발머리에 당당한 성격을 가진 ‘도하나’와 긴 웨이브 머리에 청순한 매력을 가진 ‘김하나’의 교복·헤어스타일, 패션 소품, 화장품 등을 그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행이 점점 번지자 이런 현상을 일컫는 일명 ‘도하나병’, ‘김하나병’이라는 단어도 생겨났죠. 중학교에 다니는 이 모양(16)은 “평소 긴 머리만 주로 했는데 도하나를 보고 고민 없이 단발머리로 자르게 됐다”며 “도하나가 사용하는 틴트, 가방 같은 아이템도 전부 따라 산다. 내가 도하나가 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양(18)은 “스타일을 바꾸고 싶어 고민하다가 처음 김하나를 따라 하게 됐다”면서 “주변 친구들도 반듯하고 예쁜 김하나를 좋아해 많이 따라 한다”고 전했습니다.

웹드라마 ‘에이틴’ 캡쳐본/자료=플레이리스트


실제 패션 기업 형지엘리트가 초·중·고생 75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웹드라마 구독 실태와 경향’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영상 콘텐츠 속 제품을 구매했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영상으로는 웹드라마(51.5%)가 가장 높았으며 유튜브 1인 방송(21%), TV예능(15%), TV드라마(11.5%)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웹드라마를 즐겨보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패션아이템(42%), 음료·식품(2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상 스토리를 담아낸 작품 특성상 제품의 간접광고(PPL)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이 영향으로 김하나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이나은은 화장품 브랜드 ‘페리페라’ 모델, 도하나 역의 신예은은 ‘이니스프리’ 모델 자리를 꿰차기도 했습니다.

20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춘들의 연애 스토리를 담은 ‘연플리’ 애청자인 대학생 박 모씨(22)는 “연플리 주인공들의 연애담이 내 이야기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면서 “나와 주변 친구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 계속 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연플리는 시즌 3까지 누적 조회 수 4억 뷰를 넘기며 웹드라마의 새로운 신화를 이뤄냈습니다. 제작사 와이낫미디어가 선보인 오피스물 웹드라마 ‘오피스워치’ 역시 시즌 3까지 합산 누적 재생수가 4,000만 뷰에 이를 정도로 20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높은 조회 수 덕에 웹드라마의 배경이 된 OST, 촬영지 등도 덩달아 큰 사랑을 받았지요.

/이미지투데이




■1020의 ‘국민 드라마’ 웹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그렇다면 웹드라마가 유독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플랫폼의 변화와 웹드라마 만의 특성, 그리고 1020 세대의 심리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유튜브, 네이버TV 등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강세를 보이며 웹드라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또 이 같은 플랫폼 환경에서 웹드라마 만의 특성이 빛을 발하게 되는데요.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이병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접근성·이동·매체에 상관없이 시청이 편리한 특성을 가진 웹드라마는 웹생태계에 적합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중학생 이모 양은 “짧은 자투리 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웹드라마를 쉽게 볼 수 있다”며 “15분 내외로 영상 길이가 짧고 방송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영상을 보니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 밖에도 젊은 층이 호감을 갖는 주제를 사용한 점, 자신의 이야기를 투사하는 듯한 공감 요소, 쌍방향 소통으로 시청자들 반응에 따라 스토리텔링이 바뀔 수 있다는 점 등도 인기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때는 마이너리그 콘텐츠로 취급받던 웹드라마가 명실상부한 시장성을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롯데주류 웹드라마 ‘괜찮아 안 죽어’/자료=롯데주류


농싱 웹드라마 ‘썸스테리 쉐어하우스’/자료=농심


■발 빠른 기업들 홍보 수단으로 웹드라마 활용

선풍적인 웹드라마 열풍에 기업들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웹드라마에 제품을 협찬하는 간접광고(PPL) 형식을 넘어 직접 제작에 뛰어든 것인데요. 현대건설은 기업형 웹드라마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을, 롯데주류는 회사를 소재로 한 웹드라마 ‘괜찮아 안 죽어’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농심은 1020 세대에게 친밀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남녀 사이의 썸과 라면을 소재로 한 웹드라마 ‘썸 끓는 시간, 4분 30초’, ‘썸스테리 쉐어하우스’를 공개해 인기를 얻었죠.웹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 ‘라면 공작소’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약 5만3,000명, 830만 뷰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1020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연구 결과 1020세대에 최적화된 포맷인 ‘웹드라마’를 활용하게 됐다”며 “올 하반기에도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을 그린 옴니버스식 웹드라마 등 더 재미있고 새로운 형식의 컨텐츠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20세대의 성원과 함께 다양한 산업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웹드라마.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관계자는 “웹드라마 콘텐츠 내에서 이미 잘 알려진 뷰티 브랜드 뿐 아니라 파리바게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 광고가 있고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며 “1020세대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와 인터뷰 등을 진행해 질 높은 웹드라마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웹드라마의 인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주 인턴기자 min07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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