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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창간기획] 가보지 않은 길, 한국판 노동 4.0 大計 세우자

■창간 59돌 서울경제 특별기획

4차혁명에 時·空 개념 사라져

플랫폼근로자 등 새직업군 등장

美·獨·日 등은 노동환경 따라

교육·복지 시스템 혁신하는데

韓 노동정책 시대정신 못 담아





이제는 노동혁신에 나서야 할 때다. 1848년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발표한 ‘공산당선언’에서 규정한 ‘낫과 망치’ 노동 개념은 플랫폼 노동자,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등 디지털 노동환경을 수용하지 못한다.

정해진 장소에서 몇 시간 일해야 하는 시간과 공간 개념이 파괴되고 있다. 18세기 말 산업사회(노동1.0), 19세기 후반 대량생산(노동2.0), 1970년대 이후 시장경제(노동3.0)에 이어 유연성이 강조되는 노동4.0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디지털시대에 특정 직업이 영구히 소멸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노동의 내용과 형식이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사회를 언급하며 “기업과 젊은 세대들이 매우 특별한 독창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면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노동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거리를 받아 서비스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한국에서만 54만명에 달한다. 전체 취업자의 2%에 이른다. 이처럼 노동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 노조의 사고방식과 현실진단, 정부의 대응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우선 기득권 노조가 바뀌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34.3달러로 OECD 평균(48.1달러)의 70% 수준에 그친다. 양대 노총에 가입한 10%가 나머지 90%의 눈물과 한숨을 보듬어야 한다.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지 말고 탄력근로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국가가 할 일은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가 아니라 자율과 유연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60년 8월 1일 창간한 대한민국 최초 경제일간지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9주년을 맞았다. 서울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 아래 정확하고 깊이 있는 뉴스를 전달하며 지난 60년 가까이 나라 경제의 동반자로 숨 가쁘게 걸어왔다. 대한민국이 지나온 길은 역경이 끊이지 않았던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극복하고 강해졌다. 앞으로 펼쳐질 길이 탄탄대로일지 험로일지는 모르지만, 힘을 모아 새로운 역사와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전진하자./태백=오승현기자


교육정책도 노동환경 변화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영국은 지난 6월 무인화로 사라질 위험이 큰 직종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재취업과 기술교육을 지원하는 ‘국가 재교육 계획’을 내놓았다. 아마존은 앞으로 6년간 7억달러(8,000억원)를 투입해 직원 10만명을 재교육시키기로 했다. 물량공세의 현금복지는 일하는 복지(workfare)로 전환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표심을 겨냥한 현금복지에 중독되면 재정은 배겨날 재간이 없다. 핀란드가 기본소득제도를 중단하고 일하는 복지로 시스템을 개조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시대 정신을 담지 못하고 있는 근로기준법·파견법 등 노동 관련 법의 손질도 필요하다.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은 모든 업종에 파견근로를 실시하거나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한국은 제조업 분야의 인력파견을 금지하며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은 경제·교육 등 관련 부처와 노조가 다같이 참여하는 노동4.0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정치 논리에 밀려 노동시장 혁신을 주저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나갈 수 없다”며 “기획재정부·교육부 등 관련 부처가 모두 참여해 서둘러 한국판 노동4.0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파리=김연하기자 뒤셀도르프=한재영기자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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