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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사랑한다면 연주 못해도 괜찮아요"

[클래식 대중화 앞장서는 트럼페터 나웅준]

치아 크게 다쳐 음악인 생활 기로

좌절 딛고 대중과 소통 새 길 찾아

24일 청소년클래식 콘서트

악기 사용법 설명 가이드 역할 맡아

"클래식 어렵다는 편견 벗어나 직접 사용해보세요"

나웅준. /사진제공=Jino Park




나웅준은 한 때 장래가 촉망되는 트럼펫 연주자였지만 2010년 이를 크게 다치고 말았다. 입으로 연주해야 하는 트럼펫 연주자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상위 1% 음악가’라는 꿈도 멀어지는 듯했다. 좌절하던 그가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것도 이때부터다. 자신의 연주와 설명으로 관객들을 재밌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가 된 것이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을 쉽게 알리기 위해 네이버 오디오클립 ‘클래식 사용법’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반응이 좋아 네이버 오디오클립 문화·예술부문 구독자 1위를 기록했고, ‘퇴근길 클래식 수업’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그는 오는 24일 열릴 ‘2019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사용법 콘서트’에서 콘서트 가이드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아침에 일어나고 출근하고 밥 먹고, 잘 때까지 어떤 클래식을 들으면 좋을지 하루를 가지고 클래식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소개했다.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클래식을 부담 없이 ‘사용’해보길 바란다는 평소 그의 생각과 주장이 고스란히 담긴 공연이다.

나웅준. /사진제공=Jino Park




이번 공연에는 페이스북 페이지 ‘클래식에 미치다’의 개설자이자 운영자인 지휘자 안두현, 클래식계에 새로이 떠오르는 유튜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도 함께 한다. 클래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다. 공연 제목인 ‘클래식 사용법’은 나웅준의 오디오클립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공연 2부 ‘이럴 땐 이런 음악?!’도 나웅준이 기획했다.

나웅준은 “요즘 우리는 대부분 이어폰, 스피커 등을 통해서 음악을 듣는 만큼 100% 진짜 음악을 듣는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이번 클래식 콘서트에서 악기의 자연스러운 울림과 소리를 100% 경험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콘서트 마지막 앵콜 공연에는 나웅준이 직접 트럼펫 연주도 선사할 예정이다. 실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콘서트 가이드로 활약하더라도 연주를 하지 않으면 공허하다”고 말하는 만큼 그의 삶에서 트럼펫의 비중도 크다. “연주하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연주를 잘 못해도 어떻게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요. 전에는 못하는 것을 숨기고 싶었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죠. 못해도 괜찮아, 내 음악인데. 그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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