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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이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日서 열기 이어가는 한류…SM 합동공연·BTS 콘서트 성황

아직 영향 적지만 갈등확산 우려 촉각

韓방송 ‘일본 지우기’…예능 단골여행지 日 자취 감추고 윤종신은 日가수와 합작음원 연기

BTS의 일본 10번째 싱글.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대중문화계가 문화교류로 불똥이 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일 일본 정부와 극우 보수단체의 압력으로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기획전이 사흘 만에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태로 한일갈등이 문화계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아직 일본 내 한류 열풍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에서 예정된 K팝 가수들의 공연 중 취소 사례는 없고 최근 열린 K팝 가수들의 콘서트도 성황리에 끝났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년 만에 되살아나 ‘제3의 한류’로 불리는 일본 내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한국 대중 문화계에 반일(反日) 기류가 강한 만큼 일본에서도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은 일본 걸그룹 AKB48 출신 다케우치 미유와 지난달 작업한 음원 발매를 연기했다. 여행 예능에서 단골 여행지였던 일본은 보기 힘들어졌고 일본 관련 콘텐츠들도 사라졌다. 연예인들 역시 구설수를 우려해 자신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본 방문 등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도쿄돔에서 공연한 트와이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일본 내 한류 아직 별 영향 없어”= 한일 갈등에도 K팝 가수들은 아직 일본 활동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대규모 현지 공연과 투어는 성황리에 진행됐고, 줄줄이 발표된 공연 일정과 음반 출시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발표가 있던 지난 2일에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를 비롯해 엑소, 레드벨벳 등 소속 가수가 대거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3~5일 도쿄돔에서 합동 공연 ‘SM타운 라이브 2019 인 도쿄’를 3회 펼쳤다.

이에 앞서 방탄소년단(BTS)은 지난달 총 4회의 스타디움 투어를 매진시키며 총 21만 명의 일본 팬들과 만났다.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예정된 일본 공연 역시 큰 차질 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아이콘은 지난달 일본 콘서트를 개최한 후 투어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한일 멤버로 구성된 아이즈원은 21일부터 일본 4개 도시 공연을 시작한다. 트와이스는 10월부터 일본 7개 도시 아레나 투어를, 세븐틴은 10~11월 월드투어 일본 공연을 연다.

과거 일본에서 반한 기류가 클 때도 K팝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린 데다 이를 소비하는 10~20대는 정치 갈등과 문화 교류를 별개로 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영향이 적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현지 팬들은 변함없이 K팝 가수들을 좋아해 주고 있고, 공연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들은 현 상황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국내 홍보를 자제하는 등 모든 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엔터업계 관계자도 “시국이 시국인 만큼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일본 관련 SNS 활동 등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앞서 배우 이시언과 그룹 SS501 출신 연기자 김규종이 일본인 여자 친구와 일본 등지에서의 데이트 사진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일본에서 방영되는 한국 리메이크 드라마도 순항 중이다. 현재 MBC TV ‘투윅스’ SBS TV ‘싸인’ OCN ‘보이스’ 리메이크 드라마가 각각 일본 후지TV, 아사히TV, 니혼TV에서 방송 중인데 모두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싸인’은 한국 리메이크작 중에 가장 성공작으로 꼽힌 ‘굿닥터’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비즈니스센터장은 “현재 한일 문화교류에 특별히 악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속적으로 현장 반응을 주시하면서 한일간 문화교류는 정치와 상관없이 중요함을 콘텐츠를 통해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걸그룹 AKB48 출신 다케우치 미유(왼쪽)와 윤종신. /사진=윤종신 페이스북 캡처


◇‘일본 여행지 OUT’ 반일 감정 나타난 방송가= 현재로서는 일본 내 반한 기류보다 한국 내 반일 감정이 양국 교류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윤종신은 최근 SNS를 통해 일본 걸그룹 AKB48 출신 다케우치 미유와와 ‘월간 윤종신’ 7월호 곡을 작업했으나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의 망언이 나오기 시작했고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많은 고민 끝에 이 노래의 출시를 결국 연기하고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된, 그릇된 판단과 사고, 그리고 가치관, 역사관을 가진 그 사람들이 이런 생각지도 않은 창작자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미유는 2009년부터 AKB48 멤버로 활동하다 지난해 ‘프로듀스48’에 출연해 최종 순위 17위를 차지했고, 팀을 나와 올해 3월 미스틱스토리와 전속 계약을 했다.

또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동안 흔히 볼 수 있었던 일본 여행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동안 ‘배틀트립’ ‘짠내투어’ 등 여행 예능부터 ‘미운 우리 새끼’ ‘집사부일체’ 등 일반 예능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 소도시들까지 소개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일본까지 가서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 시국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고, 여행지 홍보 효과도 있는 만큼 한동안 예능에서 일본이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 밖에도 EBS는 지난달 27일 ‘세계의 명화’ 프로그램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편성했다가 세르지오 레노에 감독의 ‘석양의 건맨’으로 변경했다. 지난 5일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는 ‘소소한 일본 가정식’을 주제로 방송을 내보냈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이 시국에 일본 가정식을 소개하는 게 말이 되느냐’ ‘한식이나 다른 요리를 소개해달라’는 등 항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항의가 이어지자 제작진은 6일부터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여름 한식 편’으로 주제를 바꿔 방송했다. 이처럼 국내 미디어에서 일본 관련 아이템을 보기 힘들어지면서 일본 내에서도 한국 콘텐츠 불매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김현진·한민구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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