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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폭염·외교분쟁...三災 낀 도쿄올림픽

AI 심판 채점·가이드 로봇 등

日 하이테크 올림픽 자신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부근 경기장

방사능 오염 문제로 '시끌'

독도·남쿠릴열도 일본땅 표기

韓 정식항의, 러는 보이콧 언급

도쿄올림픽 남자 야구와 여자 소프트볼 일부 경기가 열릴 예정인 후쿠시마현 아즈마 야구장.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토마스 바흐(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최근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IOC


지카바이러스 공포와 치안·정치 불안, 러시아 주도의 도핑 스캔들까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 속에 치러졌다.

2020년 도쿄올림픽(7월24일~8월9일)이 리우대회 당시보다 더 무거운 우려 속에 개막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리우 폐막식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슈퍼마리오 캐릭터로 깜짝 등장해 차기 대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 놓았지만 이후 방사능과 더위에 대한 공포, 외교분쟁에 대한 염려 등이 커지면서 최악의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향한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전례 없는 최고의 하이테크 올림픽에 대한 기대다. 체조 종목에서 후지쓰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채점을 주도하게 하는 한편 선수촌처럼 ‘로봇촌’을 만들어 선수단과 관광객 편의를 로봇이 전담하게 할 계획이다. 역대 가장 많은 자율주행 차량과 연료전지 자동차, 가장 광범위한 5세대(5G) 기술도 준비 중이다. 다카야 마사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CNBC 인터뷰에서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올림픽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CNBC는 “도쿄올림픽은 평창올림픽을 뛰어넘는 최첨단 기술 실현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둘째는 방사능·무더위 올림픽에 대한 심각한 우려다. 일본은 55년 만에 개최하는 하계올림픽 기치로 일찌감치 부흥·재건 올림픽을 내걸고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을 회복한 일본 사회를 전 세계에 확인시키려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약 70㎞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즈마야구장에서 남자 야구와 여자 소프트볼 일부 경기를, 100㎞ 떨어진 미야기스타디움에서 축구 경기 일부를 치를 예정이다. 또 선수촌 식당에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림픽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선수단 안전을 ‘안전한 일본’의 홍보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환경단체나 해외 언론들의 경고음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조너선 링크스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선수나 코치가 올림픽 기간 후쿠시마에 1~2주간 머문다면 매일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시사주간 더네이션은 올림픽 성화봉송 때 통과할 마을들의 높은 방사능 수치와 방사능 오염토를 담은 수천 개의 검은 봉지를 언급하며 “후쿠시마에 미치는 핵 재앙의 영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호주의 유명 시사프로그램 60분, 프랑스의 유로뉴스 등도 ‘후쿠시마 올림픽’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최근 보란 듯이 어린이야구 국제대회를 후쿠시마에서 여는가 하면 조직위 홈페이지에 독도는 물론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일본땅으로 표기해놓고 있다. 우리 정부가 항의하고 러시아는 올림픽 보이콧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15일 현재 바뀐 것은 없다. 한편에서는 섭씨 40도도 놀랍지 않은 도쿄의 지독한 더위에 수상 종목이나 마라톤을 정상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도쿄에서 열릴 올림픽 선수단장 회의에서 각국 대표단은 방사능 문제 등에 대해 문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도 사무부총장 등 3명이 참석해 독도 표기 문제와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 계획 등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뿐 아니라 미국·영국·호주와 유럽 각국이 방사능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선수 안전에 관심이 큰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 회의에서 그와 관련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각국 대표단이 올림픽 조직위와 개별로 회의하는 시간도 있는데 그 시간을 이용해 독도와 식자재 등에 대해 따로 문제 제기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결국 관건은 IOC의 의지다. 올림픽 인기가 예전만 못한 가운데 IOC는 자꾸 경기 외적인 방향에서 흥행 유인을 찾으려 한다. 부흥·재건 올림픽이라는 일본의 슬로건이 IOC의 구미를 잡아당겼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IOC가 얼마나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 13개인 IOC 최고 파트너사 가운데 3개가 일본 기업(도요타·파나소닉·브리지스톤)이라는 것도 회의론의 근거 중 하나로 꼽힌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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