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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INSIDE] SKT, 한국판 디즈니 큰그림 그리는 이유는

SKT 가입자 증가시 ‘푹수수’ 지분 50%까지 취득

최대 1조 투자 계획도…2024년 이전 IPO

5G 시대 이후는 콘텐츠가 핵심

AT&T·컴캐스트·디즈니 등 OTT 위해 합종연횡 중

미래에셋벤처PE-SK證PE도 투자 참여





SK텔레콤(017670)이 5G 시대를 맞아 한국판 디즈니를 꿈꾼다. 미디어 기업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방송·영화·이동통신기업의 합종연횡은 전 세계적 추세로 SK(034730)텔레콤도 5G 시대 같은 전략을 실행하는 중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지상파 방송사 계열 OTT(온라인기반 동영상·Over-the-top) 서비스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의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SK텔레콤은 추가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푹과 옥수수의 합병법인 웨이브(Wavve)에 9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분 인수 후 SK텔레콤의 웨이브 지분율은 30% 가량이다. 나머지 지분은 지상파 3사가 보유한다. 이어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본부와 SK증권 PE도 웨이브가 발행할 2,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투자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웨이브의 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가입자가 추가적으로 늘어날 때마다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에게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한 유료 가입자 수준에 도달하면 온라인 지상파 콘텐츠 주도권은 SK텔레콤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2024년 이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이 드라마·예능·다큐 등 전통적인 콘텐츠 영역에 손을 내미는 이유 5G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서다. 2G 시대 기본적인 통화료, 문자서비스, 해외 로밍 등 전통적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렸지만 현재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서비스는 현재 사실상 무료다.



올 1·4분기 푹의 유료가입자는 70만명 수준이었다. 2016년~2017년에도 50만명 안팎으로 유료가입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며 유료구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유료 구독자는 150만명 근처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푹 관계자는 “프로모션으로 수치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어 보정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가입자 증가가 마케팅으로 크게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21년까지 유료 가입자를 4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4월 푹의 전체 시청 시간은 일주일 평균 600만 시간에서 8월 상반기 현재 850만 시간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신생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를 출시하고 집중 마케팅을 진행한 약 8개월 간 이용자 수 180만명을 모은 바 있다.



지난해 푹 매출액은 650억원. 유료 가입자가 70만명이니 가입자당 1년 간 9만원 가량 매출이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가입자 400만명 달성시 3,700억원 이상 매출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주가매출비율(PSR) 기준으로 무난히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유사기업 중 하나인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266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7,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가입자 숫자가 수익모델이니 SK텔레콤의 마케팅에 따라 웨이브 실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SK텔레콤과 마케팅 제휴 관계에 있던 음원스트리밍 1위 멜론은 벅스, 지니, 소리바다 등 많은 경쟁자가 있지만 가입자 48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주도로 전 세계뿐 아니라 국내서도 콘텐츠 구독경제 추세가 확산되는 것도 SK텔레콤이 미디어 기업 투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음원스트리밍 서비스는 과거 MP3 불법다운로드가 거의 사라지고 유료 모델이 확립됐다. 전자책(e북) 역시 유료 모델이 확산되며 국내 전자책 1위 기업 리디북스도 지난해 794억원 매출을 일으키며 기업가치만 6,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서는 이번 투자에 대해 얼마 남지 않은 국내 국내 OTT 딜이라고 평가한다. 국내 동영상 콘텐츠 공급 기업과 플랫폼 기업 중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전통적 방송 콘텐츠 기준으로 지상파 3사와 CJ ENM의 시청 점유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CJ ENM 계열 방송 콘텐츠 점유율은 이제 개별 지상파 방송사 수준과 비슷하지만 웨이브의 대주주인 지상파 3사 합산으로 보면 아직 차이가 난다. 지난해 기준 지상파 3사 계열 합산 점유율은 45.5%, CJ ENM 계열 방송사는 12.6%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웨이브에 대한 주도권 확보에서 나아가 향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G 콘텐츠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올 초 북미 VR 기기 기업 매직리프(Magic Leap)와 사업 협력을 진행한 데 이어 소수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콘텐츠 특수효과 관련 기업 지분 투자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증권 PE의 투자 유치와 해외 SI, FI 투자 이후에 조달한 자금은 다시 오리지날 콘텐츠 제작에 쓰며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와 같은 맥락이다. 이달 13일 미국 대형 미디어기업 CBS와 비아컴(Viacom)은 합병을 발표했다. 특히 양사는 합병 이후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CBS는 미국의 3대 지상파 방송사 중 하나다. 비아컴은 헐리우드 주요 영화 배급사 파라마운트를 비롯해 MTV, 니켈로디어 등 케이블방송을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합종연횡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최대 이통사 AT&T는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를 850억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네트워크 컴캐스트도 Sky를 390억달러에 사들였다. 디즈니 역시 21세기폭스의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713억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이들은 각기 세계 최대 OTT인 넷플릭스에 대항해 훌루(미국 지상파 연합), 디즈니플러스(디즈니) 등 자사의 OTT를 내놓으며 급변하는 미디어 산업에 대응하고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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