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으로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중국이 무역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을 앞두고 19일(현지시간)부터 미 워싱턴DC에서 차관급 실무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은 대두 등 미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일단 ‘스몰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이 이끄는 약 30명의 중국 실무협상대표단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으로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의 미국 실무팀과 협상에 들어갔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논의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 구매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미국 측의 요구를 포함한 농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대표단은 구매 대상 농산물 산지인 미 농장 지역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어서 실제 조기구매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대신 중국 측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유예 또는 취소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고율 관세로 무역전쟁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클 필스베리 백악관 수석고문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간 부과해온 대중 관세는 낮은 수준”이라며 “관세는 더 높아질 수 있다. 50%나 100%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굴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무역전쟁의 향방이 갈림길에 선 가운데 가파른 경기둔화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은 20일 새 기준금리 성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5%에서 4.20%로 0.05%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현행 LPR 체제로 바꾸면서 기준대출금리(4.35%)보다 0.1%포인트 낮은 4.25%를 고시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0.05%포인트 내리면서 통화완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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