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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S] "학교용지 지정·해제 행정절차 대수술...탈출구 모색해야"

<4·끝> 학교용지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학생 유발률 등 근거 밝히고 담당자 실명 공개 투명화
개발까지 오래 걸려...지정 후에도 5~6년마다 재점검
교육청의 용지확보 요청 때 교육부 사전 검증도 필요

  • 김상용 기자
  • 2019-09-25 17:56:19
  • 정책·세금
[탐사S] '학교용지 지정·해제 행정절차 대수술...탈출구 모색해야'
과거 노태우 정부가 파주 평화도시 건설 구상을 발표하면서 지정한 통일동산지구의 ‘통일중학교’ 부지가 지난 1996년 학교용지로 계획된 후 아직까지도 잡풀이 무성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파주=김상용기자

학교 설립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된 학교용지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학교용지 지정부터 해제에 이르는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개발과 재건축, 택지개발지구 지정 과정에서 앞으로도 학교용지 지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미집행 학교용지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신설 결정권한을 보유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방침이 학교 신설보다는 기존 학교를 증축해 학생을 수용하는 쪽이어서 ‘학교용지는 증가’하는 반면 ‘학교 신설 결정은 감소’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시계획과 교육계 전문가들은 미집행 학교용지 해결과 추가 발생 방지를 위해 민(지역주민·전문가)·관(교육청·지방자치단체·교육부)이 함께 탈출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교용지 확보 근거 공개화 필요=학교용지 확보 요청을 받은 뒤 이를 결정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청의 학교용지 요청에 대한 근거 제시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학교용지 확보 요청을 위한 근거가 제시돼야 하고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지자체에 학교용지 확보 요청을 할 때 학생 유발률 등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학교용지에 관한 특례법이 학교용지 확보를 위해 지자체가 반드시 교육청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교육청과 교육지청은 용지 확보라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며 “교육청 등이 확보 요청을 할 때 배경 설명이나 데이터 제시 없이 학교용지가 필요하다고 하면 지자체는 이를 전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지자체도 교육청의 요청 근거를 놓고 같이 협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실명제 도입의 필요성도 지적된다. 서울 지역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학교용지 확보 요청을 할 때 담당자와 팀장·국장 등 결정권을 행사한 교육공무원의 실명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교육청에 미집행 학교용지에 대해 문의하면 ‘그 당시의 담당자가 없다’고 책임 회피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집행 학교용지 문제가 심각한 만큼 교육공무원은 보다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학교용지 요청 단계부터 요청 근거와 데이터 제시, 담당자 실명 공개 등이 이뤄져야 무분별한 학교용지 지정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용지 지정 이후 보완책 마련도 절실=교육청이 지자체에 학교용지 확보를 요청한 뒤 실제 학교가 건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 교육청과 지자체가 재협의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실제 재개발의 경우 개발구역을 정하는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학교용지에 대한 협의에 들어가지만 재개발은 구역 지정 이후 10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교육청이 재개발 구역에 학교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신청을 할 때 선분양 완료 사실, 또는 아파트 건축공사 사진(후분양)을 첨부해야 한다. 아파트가 분양된 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 의견이 나오면 해당 부지는 학교 신축이 불가능해진다. 아파트 청약 당첨자들은 단지 인근에 학교용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청약한 만큼 학교 신축이 어려울 경우 아파트 주민과 교육청·지자체 간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지원청의 한 학교용지 담당자는 “아파트 분양 이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떨어지면 그 부지는 더 이상 학교를 못 짓게 된다”면서 “학교가 신설되지 않으면 학교 신설 결정권한이 없는 교육청은 ‘왜 학교용지를 잡았느냐’는 항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학교용지로 지정한 후 5~6년마다 적절성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발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학령인구 산정이 당초 예상과 부합하는지 재검토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교육청의 요구로 학교용지를 지정한 뒤에는 장기 미집행 용지로 전락할 때까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17~18년이 지난 뒤 교육청이 지자체에 학교용지 해제 요청을 하게 되면 미집행 학교용지에 대한 모든 비판은 지자체로 돌아오는 구조다. 따라서 5~6년마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이미 확보된 용지에 대해서도 다시 필요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교육청은 학교용지 해제 요청을 하면서 ‘건축비를 지원하는 교육부(중앙투자심사)가 거절했다’며 책임 전가에 급급하다”면서 “그렇다면 처음 학교용지 지정을 요청할 때 교육청 단위에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교육부의 검증을 받는 단계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교육청의 판단과 교육부의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의견을 맞춰오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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