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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녹취록 커지는 논란] "스모킹 건" vs "문제 없다"… 녹취록 충돌 격화

트럼프 "美, 우크라에 많은것 해

바이든과 아들 조사 부탁한다"

젤렌스키 압박·회유 해석 소지

군사원조 연계된 언급은 없어

공화 "근거없는 탄핵 사과하라"

일각 "녹취록 불완전" 주장 속

내부고발자 의회서 증언 예정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공개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 탄핵을 위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는 민주당의 공세와 “뚜렷한 법 위반이 없다”는 공화당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탄핵조사를 주도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통화내용이) 탄핵의 필요성을 확신시켜준다”며 조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어서 양측 공방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30분가량 통화한 내용을 담은 A4 5장 분량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2016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e메일 해킹사건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부탁(do us a favor)’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며 “사람들이 해킹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 법무장관이 당신이나 당신네 사람에게 전화를 걸게 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섯 차례나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자신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에게 전화를 걸게 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문제는 이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많은 것을 하고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다음에 나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정말 잘해왔다”는 말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1,000% 동의한다. 미국산 재블린미사일을 더 사겠다”고 하자 곧바로 자신의 부탁을 꺼냈다. 이 대목에서 대가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통화 녹취록은 스모킹건에 가깝다”며 “뇌가 멀쩡한 사람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듣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지 알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젤렌스키는 트럼프의 발언을 수사 요구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사실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아들에 대한 기소를 바이든이 막았다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당신이 우리와 함께 뭔가를 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 검찰총장은 100% 내 사람이 될 것”이라며 “당신이 줄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있다면 제공해달라”고 거꾸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통화내역은 그 반대였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통화내용에 대가성을 입증할 핵심고리인 군사원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해당 통화가 탄핵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화당 소속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총무는 “어떤 대가도, 법 위반도 없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한목소리로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내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법 위반 여부를 검토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백악관에서 공개한 통화 녹취록 /AP연합뉴스


하지만 행정부와 공화당의 반박에도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 정보위는 26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통화한 후 며칠간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이 이 통화의 모든 기록을 잠그도록 개입했다는 내용의 내부고발 문건을 공개했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관계자들의 메모와 기억을 반영한 대략적인 재구성본인 만큼 완전하지 않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향후 관심은 내부고발자의 행보에 쏠린다.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은 26일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고발자가 선의로 행동했다”고 증언했으며 이번 스캔들의 내부고발자가 조만간 의회에서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민주당 내 경선구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이자 스캔들의 당사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UC버클리와 LA타임스의 캘리포니아 지역 공동 여론조사에서 워런은 지지율 29%로 바이든(20%)을 9%포인트 앞섰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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