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것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세포의 특성 분석이 필요 없다는 식으로 연구계획을 변경하면서 벌어진 일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인보사 과제에 대한 현장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보사는 초기 개발계획서에 ‘유전자 변형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에서 2액인 형질전환세포의 경우 추가적인 특성 분석이 필요 없다고 판단해 연골세포의 특성 분석으로 연구내용을 변경했다. 결국, 형질전환세포가 아닌 연골세포의 특성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연구계획을 변경하면서 문제를 파악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더군다나 변경 전 계획서엔 ‘세포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변형 연골세포와 공여자 연골세포 간의 특성 분석을 통한 세포 검증을 목표로 함’이란 문구가 명시되기도 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설명이다. 인보사 개발의 최종 목표가 연골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시스템 개발이지만 배양된 세포의 특성 분석은 물론 기능·특성·유효성 평가 등도 명확하게 수행되지 않은 것이다.
연구노트도 부실하게 작성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노트는 연구개발 시작부터 결과물 보고, 발표에 이르는 전체 과정과 성과를 기록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실험 방법, 실험재료, 구체적 결과 등이 부실하게 기술됐다.
정 의원은 인보사가 2015년 10월 정부의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2018년까지 약 3년간 총 82억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실제 연구는 매우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2016년 7월 1차연도 중간평가를 시행했지만 요식적인 평가에 그쳤다”면서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사용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 대한 평가체계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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