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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미완의 환상여행며느리 눈으로 본 '예술가 천경자'

■ 유인숙 지음, 이봄 펴냄





외출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그림들을 향해 “잘 있었는가”라며 인사했다. 그림을 그릴 적인 하루 네댓시간 씩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였다.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어머지는 ‘저녁에 먹을 쌀을 살 것인가? 아니면 그림을 그릴 장미 꽃다발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 결국엔 장미 꽃다발을 택하곤 했다.

여기서 ‘어머니’는 화가 천경자(1924~2015)이다. 저자는 그의 맏며느리 유인숙 씨다. 미술을 전공한 저자는 은사의 소개로 선을 봐 지난 1979년 11월 천경자의 큰아들과 결혼했다. ‘하얀 집’이라고 하면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마포구 서교동 집에서부터 압구정동의 아파트까지, 천경자가 1998년 가을 뉴욕의 큰딸 이혜선씨 집으로 떠나기 전까지 저자는 지근거리서 어머니를 보살폈다. 신간 ‘미완의 환상여행’은 그 20여 년을 담아 예술가 천경자 일상을 보여준다.



천경자는 고독을 즐긴 동시에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라 저자에게 “네 커피가 맛있어 생각난다”며 부르곤 했고 저자는 시어머니의 그림 앞에 누드모델이 되기도 했다. 어머니는 청와대에서 미국 대통령 부인을 그려달라는 청이 왔을 때도 정중히 거절했을 만큼 ‘남에게 부탁을 받고 그림을 그린 적이 거의 없으신’ 분이었으나 사랑하는 남자의 부탁에는 아이를 낳은 지 며칠 되지 않아 일어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2만2,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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