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가 개최한 ‘귀주대첩 1,000주년 2019 관악 강감찬 축제’가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이번 축제 관람객은 15만명으로 집계됐다. 지역축제에서 이 같은 관람객은 엄청난 수치로 성공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이번 강감찬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는 김종원 지역축제 총감독이다.
23일 만난 김 감독은 이번 축제에 대해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관람객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일일이 신경써야 했고 그래서 역사 공부를 많이 했다”며 “고려 역사에 대해서 깊이 알지 못해 책을 들춰가면서 기획을 하고 만들어 갔는데 얻은 결론이 ‘가족과 함께 하는 강감찬 체험 콘텐츠’였다”고 설명했다.
강감찬 장군은 고려 정종 3년 현재의 관악구 봉천동 218-14번지에서 태어났으며 생가터는 서울시 사적이다. 1019년 10만명의 거란군을 물리친 귀주대첩을 이끈 강감찬 장군을 기념하는 이번 축제는 귀주대첩 1,00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컸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은 강감찬 축제는 관악구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열렸다. 김 감독은 “축제를 연출했던 총감독 입장에서 기간이 짧았다”며 “고려와 강감찬을 품은 도시 관악구에서 많은 설화를 가진 강감찬 장군의 면모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3일이라는 축제 기간은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김 감독이 기획했던 부분에서 포기해야 했던 것도 많았다고 한다. 이번 축제 기간 낙성대 일대는 고려 시대 도시처럼 꾸며졌다. 고려 친위부대 ‘용호군’, 고려 국립 교육기관 ‘국자감’, 고려의 대표적 상업지역 ‘시전’, 국제 무역항 ‘벽란도’ 등이 재현됐다. 또 1,000주년을 기념해 1,000명의 구민 합창단 공연과 강감찬 장군 영정이 있는 안국사에서 전통제례 방식의 추모 제향이 열리고 낙성대공원에서 소찬휘, 모모랜드 등이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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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강감찬 집무실 체험, 미니 말타기 체험 등 구현하지 못한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은 지금도 크다”며 “이런 축제를 마치고 나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더러 보인다”고 전했다.
강감찬에 대한 설화는 관악구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다. 관악구가 매년 강감찬 축제라는 대규모 행사를 하는 만큼 관악구가 가진 콘텐츠와 강감찬 장군을 엮을 수도 있다고 김 감독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관악구는 고려와 강감찬을 품은 도시이면서 또 서울대가 관내에 있는 교육의 도시이기도 하다”며 “서울대와 강감찬을 하나로 묶어 관악구에서 가칭 ‘강감찬 신생아 축제’를 연다면 전국의 많은 아기 엄마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악구에서 강감찬의 기운을 받으면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축제인 것이다.
이번 축제에 대해 김 감독은 뭔가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 축제를 준비하면서 마찰도 많았고 정말 힘들었다”며 “축제가 끝나면 아무 생각 없이 아들과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머리 속에서는 이번 축제의 2% 부족했던 부분이 맴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 동안 전국의 수 많은 지역축제를 기획한 ‘축제의 달인’으로 통한다. 지역 특색을 살린 축제를 기획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중요하다. 그는 “1,000년 만에 한번 온 기회를 꼭 붙들고 관악을 강감찬 브랜드 도시로 만들어주는 것이 총감독의 책무라고 생각했다”며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를 완전히 복기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좀 더 공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제일 큰 자산이자 중요한 자원인 만큼 이번 축제에 함께 해준 모든 스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나를 찾는 지자체가 많아졌고 축제 자문요청도 많은데 일단 휴식 계획은 접어두고 축제기획과 칼럼, 방송 출연에 몰입해야 할 것 같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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